울다 웃으면?

마음앓이 2.

by 아이리스 H

충전이 필요해? SOS~


난 마음이 힘들 때 청소를 한다.

집안 정리를 하고, 냉장고를 비운다.

쓸고 닦고 쓰레기를 비우고

분리수거를 한다.

베란다 물청소 욕실 바닥과

구석구석 말끔하게 닦아낸다.

속 시끄러울 땐 늘 이렇게 조용히

청소를 하며 마음을 비운다.

오래된 나의 마음앓이 치유법이다.


비우고 또 비우고 너무 비워 허전하다.

쓸쓸하다. 가을 한파 탓인가?

혼자 마음을 내려놓으려니 쉽지 않아

친구에게 전화했다. 그런데...

내 목소리만 듣고도 내 마음을 읽는다.

서울에서 아침밥도 굶고 달려오는 의리파

천사 친구들이 아산으로 내려왔다.


항상 씩씩하고 행복한 아줌마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 모드인데...

무슨 일이냐? 행복 배터리가 방전되었어?

깨끗하게 정돈된 우리 집에 온 친구들

"야야 우리 집도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단출한 내 살림살이를 칭찬한다.

비우고 버려야 깨끗하다.ㅎㅎ

아는데 그게 잘 안된다고...


조금 쉬었다가

우리 맛난 브런치 먹으러 가자.

검색해봐~~ 어디가 좋을까?

그냥 신정호 주변으로 가자!

물 멍 때리며 수다 떨기 최고다.

마음도 몸도 아직 춥다.

따뜻하게 입고 나갔는데 좀 오버였다.


유럽여행 중 이탈리아에 꽂혔던 우리는

만나면 한식을 거부한다.

오늘도 그래서 별식 먹으러 출발!!

가을 한파 라지만 햇살이 따뜻하다.

친구들이 오니 체감온도가 쑤욱

덥다.ㅎㅎ




어제는 울고, 오늘은 웃을 수 있을까?


울다 웃으면 ㄸㄱㅁ 에 털 난다란 옛말

난 마음앓이를 했고,

친구는 아산 앓이를 했다고 한다.

내가 살고 있어 처음 왔다 가고

아산이 너무 좋았단다. 역시 친구 맞다.


언제 보아도 호수 뷰는 좋다.

호수 뷰를 보며 아침 겸 점심을

근사하게... 외국에 온 것처럼

즐겼다. 여행자가 되어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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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신정호 주변엔 맛집이 모여있다.

호수를 끼고 한 바퀴 걸어도 좋고,

드라이브를 즐기다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달달한 커피와 호수 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조금씩 나의 아지트가 되어 가고 있다.


키보스테이블은 서울의 유명 특급호텔과

호주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이탈리안, 프렌치 들의 요리를 잘 녹여

호주의 색을 더한

모던 오스트레일리아 레스토랑이다.


갓 구워 온 빵 한 조각을

셋이서 나눠먹는다.

슬픔도 반으로 나누면 가벼워지듯


그라브 락스 샐러드(연어 샐러드)

상큼하고, 향긋하다.

눈물 흘렸던 눈이 반짝거릴 만큼...


비스마르크 피자

부팔라 치즈에 계란을?

특이한 조합인데 부드럽고 고소하다.

울다 웃는 인생처럼

갸우뚱한 맛이다.

와인 한잔 했어야 하는데...

낮이라 아쉬웠다.


올리브 타파네이드 파스타

통통한 새우와

깔끔한 오일 파스타까지..

싹싹 비웠다.

접시 위에 아무것도 없다. ㅎㅎ

역시 비움의 철학은

채움으로 치유되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내 눈물 값을 알아봐 주는 친구들


내가 쏜다 해도 막아선다.

겨우 커피를 사는 걸로...

난 마음의 안정을 위해...

따뜻한 캐모마일 허브차로

친구들은 우유 듬뿍 라테로

음~~ 너무 좋다. 번개팅!!

울다 웃었다. ㅎㅎ

속풀이 동치미다.

애써 화장한

마스카라가 번졌다.


물 멍은 역시 마음치유다.


잠시 후 뜰로 나가

햇빛 바라기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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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웃는 날 , 좋은 날만 있는 게 아니다.

인고의 시간이 지나면 더 단단해짐을


물 멍이 주는 쉼표!

바람도 잦아들고

햇살도 주춤 쉬어간다.

눈물로 ㅎㅎ보낸 하루, 이틀...

그래도 다시 웃을 수 있어

다행이다. 충전 완료!!


사진도 찍고, 함께 걸으며 편안해졌다.

위드 프렌드!! 위드 코로나 ~

파란 하늘에 흰구름도 두둥실

눈물이 금세 말랐다.

떠나보면 안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울면 보인다. 소소한 것이 행복이란 걸...

속풀이를 한다. 마음앓이 별거 아니라는 걸...


마음앓이는 순식간에

몸과 마음을 호수만큼 넓혀주었다.

친구들은 갔지만

따스한 온기와 사랑이 집안에 남아있다.

오래간만에 눈꺼풀이 세상에서

제일 무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꿀잠이 보약이다.


친구들아~고맙다.


브런치 작가님. 구독자님

응원 댓글 감사합니다.

눈물 뚝! 스마일로 변신 중입니다.

아들도 엄마도...

KakaoTalk_20211024_222847990.jpg 선배 언니의 카톡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