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 현실
칼바람이 매섭게 불던날
코 시국에 오미크론까지 난리 블루스를 치던날
모자 달린 오리털 파카에 향수를 뿌리고
랄랄라 ~외출을 했다.
고구마 2개에 우유 한잔을 먹고
나선길 어디 가는 걸까요?
복부인으로 잠시 변신 ㅎㅎ
땅 보러 갔다. 땅! 땅! 땅!
솔깃하시나요?
아니면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은가요?
노노 절대 사면 앙대용~
떨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됩니다.
서울살이 접고 아산 살이를 시작한 이유는
집을 짓고 전원살이를 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일단 대기를 했다.
아직은 실거주가 아니라서...
아파트에서만 살던 나는
시골집에서 사는 게 살짝 두려움이 있었다.
이런저런 고민만 하다가
수개월이 지나갔다.
허름한 집을 사서 리모델링을 할까?
아니면 전원주택단지로 들어갈까?
집과 작은 텃밭이 있는 곳은 어떨까?
생활을 불편함은 없을까?
땅 보러 갔다가
밥만 먹고, 차만 마시고 왔다.
서울의 아파트와는 다르게 시골의 텃밭과
집들은 나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대형 마트나 영화관, 쇼핑센터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못했다.
불편함과 불평이 많아질 것이 뻔했다.
아산시 이곳저곳을 다녀보았지만
아직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
포기도 못하고 미련만 남았다.
그러다가 땅 보러 가는 길에
십 년도 넘게 방치된 비행기 모형의
카페인지? 집인지? 폐허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고 왔다.
땅 보러 가는 길목에 있었다.
좁은 길로 들어섰다.
날씨 때문일까? 스산했다.
나무들은 가지만 남은 채 앙상했고
추운 날씨에 풀들은
누렇게 변색되어 엉켜있고
주소를 받아 들고 네비에게 묻는다.
화살표로 이쪽저쪽을 가리킨다.
차를 일단 주차시키고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다.
찬바람이 쌩~~ 하게 분다.
몇 집은 근사하게 벽돌집을 지어 정원도 있지만
허름한 옛집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축사도 가까이에 있었고,
멍멍 짖는 개가 무서웠다.
보러 갔던 땅을 찾았으나
그냥 돌아 나왔다.
바람은 차갑고 하늘은 맑고
작은 야산은 갈색으로 변했지만
공기는 맑았다.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냥 돌아 나왔다. 오늘도 헛걸음이다.
큰 길가로 나오니 황태 해장국집이 보였다.
점심때가 지나 홀 안에는 손님도 적고
기타 반주에 7080 노래를 틀어놓았다.
감성 뿜 뿜!! 감미로운 노래가 흘러나온다.
커다란 통유리창과 깔끔한 외관이었다.
식당이 맘에 들었다.ㅎㅎ
방금 했다는 솥밥에 황탯국으로
정신적 허기를 달래기에 충분한 식사였다.
땅 보는 거 이제 패스!
헌 집 사서 새집으로 고치는 것도 패스!
산속 별장 스타일 패스!
홀로 단독주택 패스!
산 골목길 따라 운치 있는 집도 패스!
고양이, 강아지 패스!
쓰레기장 멀어서 패스!
접근성이 좋지 않아 패스 ㅎㅎ 밥이나 먹자!
식당 옆 카페 오늘에 갔더니
컨테이너로 지은 작은 카페 주인은
염색 대신 흰 머리카락을 했다.
목련꽃차와 비트 차를 주문했다.
색상이 너무 곱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겨울 햇살이
찬 바람을 막고 있는 유리창 너머로 들어왔다.
그리고 달달한 오늘 이란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허한 내 마음을 위로해준다.
카페가 맘에 든다. ㅎㅎ
조용하고 텅 빈 카페에서
우아하게 꽃차를 마신다.
꽃차의 효능을 알아본다.
카페지기의 센스가 돋보이는
유리잔과 모래시계(30초)를
기다리며 꽃차를 음미한다.
색깔도 너무 예쁘다.
전원주택은 아닌가 아직...
난 아파트가 좋고
불편함을 감당해낼 용기가 부족하다.
무서움이 많아서 길가 집을 선호하고
아파트도 길가에서 보이는 동을 살았는데
시골 속 전원주택은 꿈만 꿔본 것이라고
토닥토닥 나를 안심시켰다.
추운 바람만큼 휑했던 들판과
오래된 시골집을 수리한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사는 것은 아닌듯하다.
본인의 성향과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집콕만 하고 생각만 하고 돌아보지 않았더라면
덜컥 시골집을 사고 후회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스럽게 멈췄다.
찬바람이 불어줘서 고맙다.
맛있는 황탯국과 카페의 차 한잔으로
얼었던 몸을 녹이고 마음도 풀어놓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날지 못하는
비행기 모드 모형집을 또 만났다.
오래도록 방치되어 낡고 흉물스러운 비행기
그곳도 활기를 띄길 바라면서... 말이다.
전원주택의 꿈은 산을 넘어갔다.
집에 오니 이곳이 참 좋구나!
난 아직 도시녀로 사는 삶이
익숙하고 시골녀를 거부하며
전원의 삶을 꿈꾼다.
조금 더 나이 들고
훗날 귀국하게 되면 꿈을 이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