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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이어이~쩌이어이
오 마이 갓!
by
아이리스 H
Feb 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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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글을
볼 수 있고, 쓸 수 있어 다행이다.
그리 못 할 뻔했다.
무슨 일??
쩌이어 이 (하나님 맙소사)
쩌이어이(오 마이 갓!)
정말 심쿵 한 날이다.
하노이에
도착한
후,
정신없이 대청소를 하느라 꼼짝도 못 했다. 드디어
하루
약속을 잡았고 화장도 정성스레 하고
아파트 앞에서 아는 동생을 만나
택시를 타고 우리는 모임 장소로 향했다.
왕수다를 떨며 반가움에 정신줄을 놓칠 정도였다. 오잉? 벳남 기사 양반 어디로 가는 거? 약속 장소가 아닌 곳으로 가고 있었다. 분명 이 길이 아니다.
오랜만에 봐도 눈썰미는 살아있다고...
여기가 아니라고?
엉뚱한 곳에 내려주려던 벳남 기사양반에게 천천히 또박또박 다시 정정하여 장소를 말해주었다. 멀쩡하게 잘생긴 벳남 기사양반은 그제야 눈을 크게 떴다. 거울 속 그 눈빛을 기억한다.
조금 돌고 돌았지만 선한 눈빛의 젊은 기사양반에게 우리는 미안하지만
택시비가 많이 나왔다며 천 원(2만 동)을 깎았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해서인지 아무 말없이 택시비를 받고 가버렸다.
그런데... 층계를 오르며 뭔가 허전했다. 방금 내린 그 택시에 핸드폰을 두고 내렸다. 이미 택시는 눈앞에서 사라졌다. 발을 동동 구르며... 심장이 벌렁거렸다. 식은땀이 났다. 처음이다.
대기중이던
마를린:하노이에서 유명한 브랜드 택시
를
잡아타고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갔다.집으로 가려다 차를 돌렸다. 대기 중인 택시들이
서는 곳이라면 혹시나 핸드폰을 찾을 수도 있으리라
찾아 나선길이다.(보통 아파트앞에 택시들이 대기중이다.)
또이 멋 디엔토아이 조이
(난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로이 데 노종 택시
( 택시에 두고 내렸다)
쩌이어이 쩌이어이~~
(하나님 맙소사)
두 손을 모으고 제발 제발...
핸드폰을 찾게 해달라고
더듬더듬 벳남어를 기사에게 말했다.
ㅠㅠ 신용카드까지
새로 만든 주민증에 면허증까지
이를 어쩌나?
이 와중에 남편과 아들의
벳남 폰 번호가 기억이 안 난다.
말도 안 통하고
이를 어쩌면 좋을까?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나보다ㅠ
한국도 아닌 타국 땅에서
김서방을 찾는 격이다.
난 침착하게 택시가 대기했던 곳으로 갔다.
그리고 아까 탔던 벳남 기사양반을 떠올렸다. 인상착의와 눈빛 그리고 헤어스타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기에 생각나는 것은 이마와
눈빛과
쌍꺼풀뿐이다.
범인 색출하듯 벳남 기사의 택시를 하나씩 수색하기 시작했다. 대기한 택시 기사들이 하나씩 차에서 내렸다. 어느 순간 술렁이는 분위기다. 무슨 일이야? 한국 아줌마가 왜 이러는 건가?
택시기사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수근
거린다.
"
당신은 아니오 ,당신도 아니요
"
6명의 기사들은 모두 아니었다. 새롭게 들어오는 택시들도 검사하기 시작했다. 10명쯤 택시 기사들의 얼굴은 모두
아니었다.속이 새까맣게 탔다.
그때였다.
강아지를 안고 지나가던 젊은 연인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에요? 도와 드릴게요 "본적도 아는 사람도 아닌데 그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어 주었다.
"내가 이곳에서 택시를 타고 핸드폰을
두고 내렸어요. 한국폰이라 와이파이 지역에서만 가능하고 로밍을 차단했는데 다행히 13일까지 로밍이 될 수도 있어요" 젊은 연인들은 벳남어를 능숙하게 했다.
그리고 국제전화를 걸어 내 폰을 울리게 했고, 그 기사양반은 나쁜 마음을 갖지 않고 내 전화기를 받았다. 그리고
기적처럼 그 선한 눈빛을 가지고
10분 후 아파트 앞으로 와 주었다.
오 마이 갓!
쩌이어 이~
세상에...
착한 벳남 기사양반이
돌려준 핸드폰이 드디어
내손으로 들어왔다.
씬깜언 씬깜언(정말 고맙다)
고마움을 돈으로 갚아주었다.
강아지를 안고 있던
젊은 연인들의 도움을 받아
난 극적으로 핸드폰을 찾았다.
쿵쾅쿵쾅 방망이질을 하던
심장이 조용해졌다.
고마움에 사례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다행이라며
마음씨 착한 젊은 연인들은
사진 한 장 남기고 갔다.
뜬금없이 찾은 폰으로 사진을
부탁해도 웃으며 승낙했던 두분..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국제 전화 한 통이
내폰에 찍혀 있었다.
친구 추가를 했더니
카톡이 떴고 난 그제야
고마움의 인사를 나누고
밥이라도... 사례라도...
하고 싶다고 톡을 남겨 두었다.
세상 속에는 여전히 수호천사처럼
좋은 사람들이 세상 곳곳에 살고 있다. 모든 정보가 숨을 쉬고 있는 핸드폰은 나의 심장과도 같다. 잠시 심장이 탈출했다가 돌아온 느낌이다.
난 물건을 잘 챙기는 꼼꼼한 사람이다. 누가 뭐래도 물건을 잃어버리는 덜렁이는 아니다. 이런 일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여권, 지갑보다 중요한 것이 핸드폰이다.
이런이런
덜렁이 허당 아이리스가 될뻔했던 아찔하고 아슬아슬하고 스펙터클한 하루였다. 타국 땅에서 미아될 뻔했다. 부끄럽지만 용감했고 폰을 찾아 삼만리 했던 나의 의지에 하늘의 도움을 받았다.
핸드폰을 찾을때까지 기다려준 마를린 택시기사님의 수고도 빛났다. 폰을 찾아 돌아갔더니 모두 물개 박수로 기뻐해 주었다. 어떻게? 택시에 두고 온 핸드폰을 찾아왔냐며... 오랜만에 난 모두에게 신고식 제대로 했다.
마를린 택시기사
젊은 연인들
핸드폰 돌려준 기사양반
세상 속에는 나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더 많다.
들장미 소녀 캔디(1977년) 노래의 가사다.
어릴적 만화로 듣고 외웠던 이노래...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웃으면서 달려보자 푸른 들을
푸른 하늘 바라보며 노래하자
내 이름은 내 이름은 내 이름은
캔디... 아이리스다.
핸드폰 케이스를 선물로 준비한 동생
핸드폰을 잃어버릴 뻔했다가 찾은 언니
예쁜 캔디 폰케이스속에 핸폰을
넣었다. 오 마이 갓!
모두 모두 고마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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