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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Apr 04. 2022

'너의 우산이 되어줄게~'

영인산 자연 휴양림 2

월요병 있으신가요?


바쁘시다고요?

정신없다고요?

피곤하시다고요?

하늘 한번 올려다보세요.

꽃들의 속삭임이 들리시나요?

새싹들의 꿈틀거림이 느껴지시나요?

심호흡 한번 크게 하시고요. 휴우~

 

봄이 오는 산행길에 초대할게요~


참치김밥 두 줄과 어묵탕은 제가 준비했어요.

삼다수 2개와 호박약과도 챙겨 두었고요.

당신은 눈으로 글 따라오시면 되어요.

참 ~쉽지요~

행복해질 준비 되셨나요? 네네  ㅎㅎ

이제 출발합니다. 고고고 여기는

충청도 아산 영인산 자연휴양림이에요.


두 번 가는 날

 

나른한 오후 2시 22분이에요.

혼자보다 둘이 좋아요. 나만 그런 거 아니죠?

숫자도 2가 좋고요 ㅎㅎ

첫 번째는 늘 낯설고 어색해요.

두 번째는 좀 익숙하고 친근하죠~


처음 갔을 때 못 보았던걸 보면서 가요.

봄이 성큼 다가왔어요 어머나 세상에~

반모 금의 햇살로도 생기를 잃지 않고

오 홀  보이시나요? 분홍색 진달래꽃이

산등성이에서 인사하네요. 반가워~~

꼬불꼬불 산길을 조심조심 올라왔어요.

참 잘했지요~^^


나무들도 조금씩 새순을 준비 중이군요.

음식점도 베스트푸드점도 없는 청정지역이에요

정말 자연미만 가득한 휴~~ 양림

도시락 가능하고요. 자차 가능해요.

주차료 2천 원, 입장료 2천 원(개인)이네요

아깝지 않을 정도예요


주차장이 양쪽에 있거든요 화장실이 있는 쪽과

올라가는 길 쪽에 일단 맘에 드는 곳에 주차해요 

'금강산도 식후경' 아시죠?~~ 일단 배고파요

나를 위한 자연식 탁이 준비되어있네ㅎㅎ

따뜻한 햇살과 바람 솔솔 신성한 공기가

반찬이 되어 주었어요.


참치김밥과 어묵탕 물 한 잔이 늦은 점심이 되었어요.

미소 장착 잠시 풀고 뱃살도 잠시 잊고 맛나게 드세요

워워 물 한 모금하면서요


한입, 두입, 세입 후루룩 어묵 국물이 아직

뜨끈하네요 하하하 ~~ 호호호 어때요?

따라오길 잘한 거 맞죠?

맛이 좋네요~~~ 냠냠 쩝쩝 냠냠

맛있게 먹었다면 후다닥 뒷정리도

깔끔하게 치워야 해요.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이니까요.


이제 진짜 산으로 올라가 볼까요?


어머나 이뻐라 포토존도 있네요 딱 내 스타일

유치할 수도 있지만 즐겨주세요.

해를 등지고 짝꿍의 손을 잡고 걸어가요

하나, 둘, 셋, 넷...

헉, 헉, 헥, 헥, 후후

참새 짹짹


길을 따라 올라가니 별천지가 펼쳐지네요

보이시나요? 커다란 돌 위에 유명한 시가 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님의 시군요 아시죠~~ 

마음속으로 한번 읽어보세요.

흔들림에도 아픈 적이 있었죠

삶의 무게가 꽃잎이었는데...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어요. 반쯤 올라왔네요.

앙증맞은 꽃을 심고 작은 목각인형들을

세워 두었어요 보이시나요? 이렇게요


홀로 노란 양산 쓴 오리 옆에

항아리들도 보이고 무지갯빛 바람개비가 친구가

되어 주었네요. 꽃바람에도 빙글빙글 돌고요

꽃들도 주위에 가득하네요.

혼자여도 외롭지 않아요.

"월컴 만나서 반가워" 

하이파이브라도 해야 할까요?

토끼가 인사를 하네요.

"너희도 둘이 왔구나!

우리도 둘이 이곳을 지키고 있어"


"너의 우산이 되어줄게~"

'난 너만 있음 행복해'

'우린 노랑노랑 짝꿍이니까'


다시 길을 따라 걸어올라가봐요.  

헉 헉 운동부족이군요~~ 조금만 힘내요!

이제 다 왔어요 오솔길은 안 갈 거예요 ㅎㅎ

나무마다 이름표를 붙여 두었네요.

알기 쉽고 보기 좋게 아이들과 함께 오면 더 좋겠어요.

시를 새겨놓은 돌들이 내 눈에 들어오네요.

이제 숨을 고르고 천천히 읽어 보아요.

작은 언덕을 오르니 들판이 보이네요.

꽃들도 팝콘처럼 붙어있어요 ㅎㅎ

워워~ 먹으면 안 돼요. 눈으로만 보세요.


막혔던 혈관이 뻥 뚫리는 기분이랄까?

여기에 잠시 쉬어갈까요? 식은 커피 한잔도 감사! 

삼삼오오 돗자리를 펴고 소풍을 즐기네요.


우아~~ 봄햇살이 정말 따스해요.

나무 조각 부엉이도 보이죠. 부자 되세요~

돈을 지켜준대요 부엉이의 큰 눈으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봄빛이 푸르네요. 기지개를 켜보세요.

자연은 언제나 내편이었어요.


쑥밭도요  그러나 오늘은 마음 비우고

햇빛과 바람과  풀과 나무와 돌과 

예쁜꽃들 감상 중이에요.

푸르른 계절에 오면 너무 좋다고

노란 꽃들귀띔해 주네요. 들리셨나요?



아쉽지만 이제  돌아서 내려가려 해요 

좀 더 올라가고 싶지만 저질체력이라

오늘은 여기까지요.


산은 정복하는 게 아니라 남겨두는 거예요.

(아이리스 개똥철학)

팔짱을 끼고 연인놀이를 즐기며 내려가요.

아쉬움에 하늘도 한번 더 쳐다보고요.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르거든요~


심호흡도 한번 해보세요. 휴우~

나무가 피톤치드를 마구마구 뿜어주네요.

올라가던 길은 힘겨웠는데

내려오는 길은 쉬워 보여요 ㅎㅎ


인생에도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었지요

좋은 날도 흐린 날도 함께 했고요

서로 의지하며 우리 자연처럼 살았어요.


나무처럼 그 자리를 지키며

새처럼  훨훨  꿈을 좇아 날았지요

돌처럼 우직하고 강한 마음으로 살아냈어요.

꽃처럼 화려한 날도 있었고요

비처럼 슬픈 날도 있었지만

바람 같은 세월이 덧없이 흘러갔어요.


어릴 적 갑자기 비가 오면

우산 없어 비가 그치길 바라거나

친구의 우산을 함께  썼지요

지금은 우산을 함께 쓸 짝꿍이 옆에 있어요^^


"내가 당신의 우산이 되어줄게"


누군가의 양산이 되어주는 하루 보내세요~

봄볕에 얼굴에 잡티가 생길수도 있어요.

산행 무사히 마치었으니 편안한 오후 되세요.

동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인산 자연 휴양림에서 어느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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