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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Apr 22. 2022

무지갯빛 내 인생

자 ~새로운 시작이다.

 벚꽃잎이 하나둘 꽃비를 내리더니 어느새 초록잎들을 준비 중인 모습을 보고 한국을 떠나왔다. 무지갯빛 새로운 꿈을 꾸며 어젯밤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산에도 들에도 밭에도 논두렁에도 크고 작은 꽃들이 피어나며 꽃밭이 되어가고 있는 한국의 봄날을 더 누리고 싶었지만 사는 게 내 맘대로 되지

않으니  또 길을 나섰다.


한국에서의 소소했던 일상을 추억하며 무지갯빛 칼라풀했던 카네이션을 마음에 품고 왔다. 남편의 60일간병원 치료를 마무리하던 날 보게 된 꽃이다.


 서울로 진료를 따라갈까? 말까? 망설였던 마음에 마침표를 찍어준 꽃이다. 병원 로비에 아름답게 장식되었던 꽃은 내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꽃을 보려고 여기까지 왔나? 싶었다.


꽃은 그랬다.  꽃이 주는 위로와 위안은 어떤 말보다 어떤 글보다 나에게 큰 힘을 주었기에 나는 꽃을

보면 꽃처럼 예쁘게 살고 싶고  꽃을 받으면 꽃처럼 환한 마음을  선물 받은 듯 좋았다.


무지갯빛 카네이션이 내 마음에 들어와 한 달을 꼬박 무지갯빛 인생을 만들어 주리라 믿고 싶다. 자~이제

새롭게 다시 시작이다. 베트 남아 반갑다.


어젯밤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작은아들이

마중 나왔다. 꽃처럼 환하게 웃는 둘째 아들을 안고

행복한 눈물의 환송식을 했다.


면허는 대학 때 땄지만 아직 2천 킬로가 전부인

아들의 운전실력을 믿고 우리는 하노이 집으로

출발했다. 벳남 현지인들이 먹는 음료수를 오래간만에

준비해온 아들 덕분에 눈물꽃은 금새 웃음꽃으로 

변했다. 하하하 호호호



베트남 오기전 한국에서


파를 살 때 뿌리가 있는 것으로 사서 잘라먹고 물에 담가 둔다. 여러 번 잘라먹고 또 키워 잘라먹고 있었는데 베란다 구석에서 꽃샘추위를 이기고 파 한대가 중앙에 꽃대를 올리며 위풍당당 몽우리를 만들었다.


호기심이 생겼다. 길쭉한 빈 유리병에 물을 담아

파를 꼽고 특별히 꽃처럼 키웠다. 거실로 장소도 옮겨주었다.


'이제 곧 파꽃도 보게 되리라'


그러나  기다림의 시간은 더디기만 했다. 일주일이 다 가도록 이 상태로 멈춰있던 파를 다시 햇살 좋은 베란다 창가로 옮겨주었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간 파는 봄햇살이 흠뻑 내리던 날 주인이 없는 틈을 비집고 친구들 옆으로 가더니 몽우리를 풀고 활짝 피어나기 시작했다. 투명하고 단단해 보이는 껍질을 뚫고 나왔다.


참 신기했다.

"너도 꽃이구나! 파하하 "웃어주며 자세히 보니 노란 꽃술까지 달고 정말 파꽃이 되어 있었다.


역시 한 줌의 봄햇살은 위대하다. 베란다 속 파꽃이 그렇게 봄을 알렸다. 남편의 치료로 병원을 오고 가며 몸도 마음도 핼쑥해졌을 무렵 베란다 속 파꽃은 나에게 희망을 품게 해 주었다. 그리고 기다림도 가르쳐 주었다.


"너도 답답한 내 마음을 알고 있었니?"


대답 없는 파꽃에게 말을 건넨다. 작은 파 한뿌리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비 온 후 땅이 더 단단해지고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타나듯 

나의 인생의 봄날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당신이 이제는 꽃으로
피어나실 차례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우리의 꽃으로
오실 차례입니다.

... 나태주 님의 365 휴식 일력 중...


4월 투투데이(22일)

 벳남 하노이에서  아침밥을 먹고

2시간의 시차 적응을 하며 해롱해롱 하지만

그럼에도 작은아들 꽃을 만나니 싱싱하고

파릇파릇 엄마 꽃이 살아났다.


아빠는 휴식 중

아들은 열 일 중

엄마는 청소 중


하노이 마담으로 돌아와보니 할일이 또 태산이다.

오늘은 나를 위해 꽃을 사러 나갈까 한다.

대파 송송 썰어놓으니 하트가 뿅뿅 인사를 한다.

꽃처럼 예쁜하루 만드시길요~~^^

하트파 송송 & 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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