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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Jun 24. 2022

초코파이는 먹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응답하라! 초코파이!

등학생부터 할머니까지 좋아한다.

로나로 우울해진 기분을 올려 준다.

란만장한 삶을 동그랗게 보라 한다.

세상에 온 지 어언 35년이 되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
"눈빛만 보아도 알~아요~ "


뭘? 뭘? 뭘 아는 걸까?

어디서 들어본 듯한 글귀와 멜로디가

생각나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생각 안 나시는 분은 저를 따라오세요.


1974년 출시 후 지금까지 쭈우욱 ~~

사랑받는 '오리온 초코파이'랍니다.

달달한 초콜릿을 씌운 초코파이의

단맛에 이끌려 살았던 때가 그립다.


1980년대~ 90년대를 주름잡던 요 녀석!

응답하라! 2017년 이후 한정 판매되었던

딸기맛 초코파이를 손에 쥐었던 날

아들이 군대 간식으로 받아 챙겨 온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정 때문에...


군대에만 있었다는 딸기 초코파이


귀한 몸값에 비해 내 입맛은

오리지널 초코파이에게 손을 들어주었고,

비슷한 시기에 초콜릿 과자들이  

매섭게 경쟁하며 따라 잡기를 하려 했지만

당당하게 승승장구하며 유지했다고나 할까?

그놈의 정 때문에....

한국 정서엔 뭐니 뭐니 해도 정 인듯싶다.


오예스의 네모반듯한 추격에도

몽쉘의 동글 납작 신선한 달콤함에도

빅파이의 작고 여린 귀여운 반박에도

찰떡파이의 쫀득쫀득한 식감과 비주얼에도

오뜨의 부드럽고 길쭉함에도

위풍당당'오리온 초코파이'였다.

2022년 6월 베트남에서

골고루 사 먹으며 변덕을 부려보았지만

나의 초코파이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인연은 오래도록 유지되어 베트남 하노이까지

아니 베트남 북부 시골 남딘 케이마트에서

초코파이를 급기야 한 박스를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며 놀라고 말았다.



오호라!

초코파이는 먹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베트남 하노이에는 초코파이를 닮은

이것이 있다.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정말 초코파이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절대 먹을 수 없다.

초코파이보다 훨씬 무겁다.

뜨거웠다가 차가워지는 매력덩어리다.

이것을 나는 초코파이라 부른다.


이사 후,

온몸이 뻐근하고 아파서 맛사지샵에 갔다.

 90분 마사지를 예약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옷을 갈아입는다. 고무줄 하나로 원피스다.


7080 팝송을 핸드폰으로 작게 틀어 놓고

편안하게 눕는다. 이 편안함이 너무 좋다.

목, 어깨, 팔, 다리, 발 맛사가 끝나면 드디어

초코파이 모양의 뜨거운 돌이 등잔 한다.


"손님, 엎드리세요~"

직원의 찰진 한국말이 들린다.

동그란 구멍에 얼굴을 파묻고 잠시 후

등 마사지가 시작된다.

혈액순환을 위해 초코파이 돌덩이가

위로 아래로 왔다 갔다 오른쪽, 왼쪽으로

종횡무진 열일을 하고 나면 점점 식는다.

 

4개쯤 허리 중앙에 나란히 올려둔다.

뒷다리도 초코파이로 문질러준다.

따뜻하고 시원하다.

마사지를 할 때마다 초코파이가 생각났지만

벳남 아가씨에게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구글 검색을 해서 사진을 보여주며

한국의 전통 간식이라고 설명하였다.

"알러뷰~ 초코파이 ㅋㅋ엄청 맛있다."

그 후 내가 가면 초코파이? 라 말한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보라색 수건도

깔아주고, 핸드폰으로 플래시도 비쳐준다.

초. 코. 파. 이. 맛. 있. 다.


한국말도 가르쳐 주었다.

이곳에 초코파이 돌덩이가 있다니...

벳남이 자꾸만 정이 들어가고 있는 이유다.



한국이 그리울 때 초코파이를 먹고,

몸이 찌뿌둥할 때 초코파이 돌을 등에 올린다.

부부도 30년 살면

사랑보다 끈끈한 정으로 산다.

초코파이도 '새로운 시작'이라는 문구와 함께

포장지에 변화를 주었다.


우리도 '새로운 시작' 두둥~


두 아들이 보이 스카우트를 할 때 초코파이를

간식으로 많이 사다 날랐다. 그때 나는

학부모 총무(2년)와 부회장(1년)을 맡았었다.

백명의 컵 스카우트 (남자, 여자) 아이들에게

초코파이를 나누어 주었다.


"말하지 않으면 정말 몰~라요"

"눈빛만 보아선 진짜 몰~라요" ㅎㅎ


추억은 말해야 기억나고 생각난다.

초코파이의 오랜 장수 비결이 정이라면

누군가에게 초코파이를 건네는 마음으로

알콩달콩 정 붙여 살아가야 한다는 걸...

오늘도 초코파이 에게 한 수  배워간다.

추억의 초코파이(구글 검색 캡처)


금요일

초코파이처럼 달달한 추억 찾기

파란 띠를 두른 초코파이 너는 어디에 있니?

응답하라!! 초코파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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