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리스 h Nov 14. 2023

에코파크 '백조의 호수'

베트남 하노이에서

 꼬끼오 꼬꼬~~~


새벽을 깨우는 닭이 아니다. 

대낮에 공원에서 손남맞이? 하는 닭소리다.

우아한 깃털에 폼나는 자태로

햇빛 샤워를 즐기며 말하는듯 하다.


"어이 ~~ 아이리스님!

 방해하지 말고 가던 길이나

가시지요  꼬꼬댁 꼬꼬~~"


백조를 만나러 가는길 닭들을 먼저 보았다.

베트남 공원에서 닭들을 만나는 일은 

그리 신기한 일도 아니다.

가끔 제멋대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닭들을 길가나 골프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햇빛샤워중
닭마중?

 달마중 아니고 닭마중이다.


자연스레 가던 길을 멈추고 포즈를 취한다.

"어이, 아이리스님 요렇게 서 있음 되나요?

한 발 두발 자연스럽게 천천히 걷는다. 

살짝 겁이 나지만 사진을 찍었다.



백조의 호수를 향해 걷고 또 걸었다.

혼자가 아닌  6명의 한국아줌마들과...

선글라스에 청바지를 입고

더위에 콧바람을 쏘이니 기분이 좋다.

이곳은 에코파크 백조의 호수다.


여러 번 이곳에 왔지만

올 때마다 같은 공간 다른 느낌이다.

"우아~~~ 너무 좋다"

두 팔 벌려 어린아이가

되어본다. 하늘이 맑고 푸르다.

숨을 내쉬고 코로 호흡해 본다.


"아이리스님? 그냥 가시면 섭섭하지요?"

그런데 몇 명은 태양을 피해 도망갔다.

난 사진을 찍으며 잠시 감성부자가  되었다.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생각났다. 순백의 발레리나들의 움직임이

호숫가에서 느껴졌다.


오브에 와 바이올린 소리가 은은하고

사랑스럽게... 백조의 호수의 비극적인

결말보다 잠시 사랑을 나눈 오네트 공주가

되어보는 상상에 미소가 번진다.


베트남사람들도 백조의 호수를 만들고

백조와 흑조를 보러 오는 곳이다.

찍는 각도와 실력에 따라

키도 몸도 달리 보이는 어플이

있으자신 있게 포즈를 취해본다.


까칠하게... 예민하게 보시지 말고

느낌만 보시는 걸로... 아셨죠~~~

에코파크 백조의 호수

 세상 이치는 그러하더이다.


때로는 구름처럼 새털처럼 가볍게

날개는 없지만 날 수 있는 마음으로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생각하는거

넓고 깊은 바다도 좋지만

누군가의 땀과 손길이 느껴지는

호수도 참으로 보기 좋더이다.


구경 나온 사람들 틈에 미모의 여인들은

11월의 베트남에서 백조를 마주했다.

집 밖을 나오니 자연이 우리의 마음을

넓게 넓게 품어주고 있었다.


23년 11월 10일 에코파크에서



숲길을 걷다보니 비둘기들이 보인다.

비둘기들은 사람들이 지나가도

졸졸 따라온다. 사진을 찍는 나에게도

경계심이 없이 친근하게 대한다.


"어머, 아이리스님이 좋아요"

"왜? "

"그냥요... 좋은데 이유가 있나요?"

"아 그런가?"

"저희 집은 나무 위에 있어요, 저기요"

"응, 그렇구나! 귀엽고 작은집이네"

서로 마음의 소리를 나누며

연 초록빛 나무를 올려다보며 미소 짓는다.


역시 공감능력이 힐링의 포인트다.

.

비둘기 집


숲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내 삶에 물음표가 생길지라도

난 잘 풀어나갈 힘을 충전해 두리라.

그때였다. 너무 깊게 사색하지 말란다.

단순하게 순리대로 잘 적응하는 거란다.

 

파란 몸의 공작새가 풀숲에 숨어있다.


"까꿍? 나 여기 있지요~~~"


자유분방한 자태로 하하하~

길가벤치에 앉아 땀을 식혀가려니

풀숲에서 공작새가 길가로 따라 나왔다.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공격을 당할까 떨고 있었다.


자연과 동물이 교감을 한다. 

공작새의 날개가 부채꼴로

화려하게 변신하는 모습을 담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다음기회에...

공작새

숲이주는 맑은 공기에 

느닷없이 공작새가 주는 즐거움과

신기함이 에코파크에서의 추억이 되었다.

얼마쯤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이곳을

지켜냈을까? 오래된 나무들이 즐비하다.


들어오은 입구,출구 쪽 ...


타잔이 줄타기했을 법한 나무들이

신비한 줄기들을 늘어 뜨린 채

줄지어 가는 길을 환송해 주었다.

백조의 호수(Swan Lake)에서 오늘은

소중한 하루를 보냈다.


전에 보았던 흑조는 보지 못했지만

귀요미 닭과 우아한 백조 애교쟁이

비둘기와 파란 몸의 공작새를 보았다.


진짜 백조가 살아 있는 호수에 다녀왔다.

2023년 11월의 백조의 호수에서...

(대문사진은 구글앱에서 캡춰 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추어탕 속에 피어난 진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