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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Nov 09. 2023

추어탕 속에 피어난 진심!

김 작가님을 만나다.

 

형형색색 예쁘게 물들고 있는 한국...


시월의 마지막 주말에 소중한 만남을 갖었다.

서울에서 30년을 살았건만 서울이 낯설다.

아직도 어수룩하게 촌티가 배어있어 그런가?

내 고향은 충청도... 지금은 베트남 하노이댁

찐 서울사람으로 살기는 영 ~아닌가 보다...


서울 신촌에서 3~4년쯤 잠시 살았었다.

연희동은 길만 건너면 언제든 갈 수 있었고

브런치에서 글을 읽다가 1000명째

연희동 김작가님 글의 구독자가 되었다.

그 후로 인연이 되어 만남을 갖게 되었다.


첫 만남이 너무 좋았던 기억 때문에...


또다시 2년 넘게 시간이 흘러갔지만

아들의 응급 상황을 아시고 연락이 왔다.

정신줄을 놓치고 울고 있는 나에게 위로의

글과 함께 두 번째 만남을 제안하셨다.


망설임도 잠시 꼭 만나고 싶었기에...

하노이로 오기 전 난 연희동 골목길에서

작가님을 만났다. 이웃을 만난 듯 반가웠다.

자전거 사고로 다리가 불편하신데도  

마중을 나오셨다.


낯설게 느껴지는 서울길을 더듬더듬...


추억을 찾아가는 길... 꽃집에 잠시 들렀다.

국화의 계절에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는

핑크브리즈를  작가님에게

선물하고 싶어 무겁지만 낑낑 들고

행복과 사랑을 집안으로 들여놓았다.

유리정원


반가움과 환한 미소와 눈빛이 그대로다.






새롭게 꾸민 유리 정원이 눈길을 끌었다


작가님의 소박함과 은은함을 닮은 꽃이

작가님의 정원에 자리 잡자 빛이 났다.

새콤 달콤 샤인 머스켓,

완두콩이 콩콩 박힌 시루떡,

말랑말랑한 홍 씨가 식탁에 놓여 있었다.

다 내가 좋아하는 것 들이다.


향기로운 커피 향이 거실에 흐르고

우리는 어제 만난 사람들처럼 마주 앉아

지난 일들을 묻고 나누며 눈물이 맺혔다. 

행복한 수다가 이어지는 중인데...

배꼽시계는 눈치 없이 꼬르륵 울렸다.


"어서 나가 점심 먹자!"

연희동에 줄을 서서 먹는 추어탕 집으로~


겉과 속이 똑같은 토마토를 닮은 남편분은

(프로방스에서 쌀팔러 갑니다 글 속에서 )

멀리서 온 나와 몸이 좀 불편한 아내를 위해

추어탕식당 앞까지 데려다주고 가셨다.


추어탕은 우수한 단백질 및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원기회복에 좋으며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한다.


추어탕 속에 피어난 진심이 전해졌다.


식당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미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부츠듬푹! 들깨 듬뿍!  한국 고유의

추어탕으로 몸보신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뜨거운 뚝배기 속 추어탕을 호호 불며

맛나게 제대로 가을 보양식을 즐겼다.


미꾸라지는 자신을 곱게 갈고 온몸을 바쳐서

100도가 넘는 오랜 시간을 견디어 맛있는

보양식으로 재탄생되어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있으니 가끔 먹을 때마다 고맙다. 배가

부르니 걸어서 연희동을 탐색하기로 했다.


연희동 뒷골목엔 전직 대통령이 머물렀다는

주택도 있었고, 옛날에 여인들의 빨래터?

우물터이다. 담장높이가 높지만 나름 운치 있는

모습으로 개성이 돋보였다. 서울 한복판에서

아파트와는 다른 느낌이 참 좋아 보였다.

연희동 골목길



오래된 집들이다. 최소 20년, 30년, 40년...

연희동에서의 산책은 즐거웠다. 작가님의

발길을 따라 집까지 가는 동안... 몽글몽글

사랑이 행복이 피어나고 있었으니 말이다.




행복한 노후를 글과 함께 보내시고

여행을 좋아하시며 즐기시고 올해 봄

오랜만에 책을 출간하셨다.


'프로방스에서 쌀팔러 갑니다.'


내 이름을 써주시고 사인도 해주시고

소중한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작가님 댁 옥상에서 파란 하늘을 마주했고

따뜻한 꽃차를 마셨다.

하노이로 돌아와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유럽여행을 따라다니는 중이다.

독서는 여행을 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추어탕 먹고나 힘나는 가을 이다.

따스함으로 맞아주신 두 분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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