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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Dec 08. 2023

한. 베 우정의 거리축제

하노이 여성 합창단 공연

헉헉!! 어느새  연말이다.


한 장 남은  달력이  2023년을 지키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 거주하며 오랜 시간 꾸준히

합창단 (2018년~2023년)

현재진행형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누구보다도 노래를 좋아해서다.


하지만

여자들이  많다 보니

이 말 저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럼에도 정이 들어가고 시간이 흐르다 보니

오해보다는 이해가 되었다.


일을 병행하며 바쁜 시간들을 쪼개어

나오는 들도 있었고, 귀국했다가 다시

돌아와 찾아오는 들... 임신과 출산 후에도

다시 돌아와 노래를 부르는 동생들도

분명 나처럼 노래를 좋아해서라 생각된다.


15명까지 줄었던 합창단원이 45명까지

늘면서 오디션을 통해  신입단원을 뽑았지만

누구나 노래를 좋아하면 무조건 합격이었다.

파트를 정하기 위한 테스트라고나 할까?

작년부터 새 지휘자님과 함께

합창단이 새롭게 재정비 되었다.


2023년 한. 베 우정의 무대에는 30여 명이

서게 되었다. 그곳에 나와 친구도 나란히 서 있다.


2023년 하노이 합창공연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난 합창단에 갔다.


하노이에 처음 왔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살게 되고

나이도 같아서  금방 친구가 되었다.

해외살이 초보였던 나를 단단하게 잡아준

고마운 친구다. 한국공연도 함께 갔고

골프도 함께 치며 우정을 쌓았다.


합창은 독창보다 어렵다.


함께 화음을 맞추고, 조화를 이뤄 야 한다.

가사와 음을 익혀 박자와 리듬을 지키며

음악 기호에 따라 목소리를 크고 작게 하며

감정을 녹여내는 일이다.


혼자서 해내는 일이 아니라 함께 해야 하기에

 목소리를 줄여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며 노래를 불러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 있었다. 인생 속 삶도 그렇다.


내 목소리만  내 생각만 옳다고

큰소리 내는 일은 불협화음이 될 수 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만 잘 견디어 내는 일이다.


어느새  50대 중반을 지나는 나에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대에 서기전

신경 쓸 일이 생각보다 많았다.

새치는 눈치 없이 많이 보이니 염색을

눈썹은 다듬어 가지런히 매만지고

길지 않은 속눈썹은 조금 연장을 했고

정성스레 화장 아닌 분장을 했으니 렛츠고!!


'바쁘다 바빠'


머리는 한올도 빠짐없이 싹 올렸다.

행여 노래 부르는 동안 흘러내리지 않도록...

깔끔하게 스프레이로 꼼짝 마!!

개수대에 설거지는 잠시 기다려!

베란다에 화초들도 목마르겠지만 참아!


공연준비로 나는 잠시 불량주부 모드다.

집안일 미루고 탈출을 시도했다. 하하하





한. 베 우정의 거리 축제는 두 번째다.


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쳐 났다.

이런저런 부스들과 큰 무대 작은 무대로

나뉘었고, 공한 (경찰) 들은 곳곳의

길을 막고 차량과 오토바이를 통제했다.

자유롭게 오고 가는 발걸음들이 가볍다.


한국의 음식, 전통문화체험 및 다채로운 행사가

12월 2일~3일 연일 이어졌다. 한복을 차려입고

민요를 부르는 이곳은 베트남 하노이다.

젊은이들도 춤을 추며 즐긴다.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 교류다.


한국인들과 베트남인, 다양한 외국인들이

하노이 거리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그날 하노이는 영상 18도~~ 추웠다.

하노이 미딩 한베 거리 축제.

하노이를 뜨겁게 달군 한국인들...

그리고 베트남인들이 거리에서 축제를

즐기며 먹거리 볼거리 우정의 거리를 만들었다.


평상시 안 하던 반짝이 펄 아이섀도로  

급 연예인 모드로 돌변했다. 당당하게

누가 뭐라 해도 우린 오늘 주인공이다.

리허설 4시 30분이  5시로 지연되고

공연 전 대기시간 3시간쯤을 버티었다.

 15분 공연에... 애썼다.

그래도 모두들 하하 호호 즐겁다.


드레스를 갈아입으니 다들 마법에 걸렸다.

아름답고 우아한 공주로 변신 성공이다.

이제 무대로 올라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내야 하는 시간이 왔다.

마법이 풀리기 전 어서 공연을 해야 하는데...


줄 서서 대기 중에 사진을  찍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아들이 짠 나타났다.

남편과 함께... 감동이다.

꽃을 들고 나타나 긴장되었던 마음을

풀어 주었고 여유 있는 미소를

날릴 수도 있었다.





도오나 노비스 파챔~ 으로 목 풀기를 하며

입장을 마쳤다. 화려한 조명이 우리를 비추고

지휘자님의 손끝과 눈빛을 따라 노래는

시작되었다. 베트남 하노이 하늘아래

'인생' 신성우 님의 합창곡이 울려 퍼졌다.


이것.... 인생이라...


두 번째 곡은 트로트 가수 장윤정 '어머나'

연습할 때 손발이 안 맞아 안무를 지도했던

총무님이 엄청 고생했는데 우린 실전에

강함을 보여주며 신나게 어머나를 불렀다.

난 앞줄이라 엄청 신경 쓰였고 마이크까지

내 앞에 있어서 부담감이 컸으나 잘 해냈다.


어머낫!

어머낫!

확대하기 없기 느낌만 보는 걸로....

2023년 12월3일


마무리 손동작과 함께 우리의 공연은 끝나고

앙코르 앙코르 앙코르를 받으며 무대를 새털처럼

가볍게 내려올 수 있었다.


"바쁘면 안 와도 되여~~"

(꼭 와야 해 바빠도 알았지) 속마음이다.


이미 여러 번의 공연에 왔었기에 괜찮다고

했지만 내심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꽃을 안기며 최고였어 엄지 척을 해주니

마음이 구름 위를 나는 듯 행복했다.

공연을 잘 끝내고...

드레스를 벗고, 옷을 갈아입고 나니

밤바람이 차갑지만 시원했다.


한. 베 거리축제를 준비한 한인회 모든 분들

너무 아름다웠고 애쓰셨습니다.

지휘자님, 단장님, 임원들, 단원들...

하노이 땅에 한국을 알리며

수고하고 봉사하는 합창단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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