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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Dec 05. 2023

삼십 분간의 달콤한 휴식~~

삶의 흔적

울 엄마는 9남매의 첫째 며느리였다.

엄마의 직장은 할머니 댁이었다.

할머니댁에 손님이 오거나 일이

생기면  엄마는 항상 그곳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돕느라 집을 비웠다.


어릴 적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머니댁으로 엄마를 찾아 나섰다.

대문을 삐그덕 열면  닭똥냄새가

먼저 나를 반겼다.

안뜰 옆 울타리 안에 닭들이 있었다


할머니는 방금 낳은 따뜻한 달걀을 손에

쥐어주곤 하셨지만 난 부리부리한 엄마닭의

눈빛이 무서웠고 빨간 닭 볏이 못내

거슬렸다. 가끔 닭장 밖으로 나온 닭이

온마당을 휩쓸며  장독대로 지붕 위로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며 걷기도 하고

날기도 하며 푸드덕 거리던 모습이 생생하다.


"엄마, 엄마" 대문을 열자마자 소리치며

대청마루로 뛰어 올라간 기억이 아스라이 남았다.

그렇게 한국에서의 어린 시절 닭과의 추억이다.




하루에 30분 달콤한 휴식을 취하는 카페다.

남편과 후배의 아지트라고나 할까?

식사 후 이곳에서 30분 짧지만 알찬 시간을

보낸다며 나를 데려갔다.


 베트남 체인점 카페 킹 을 소개해 본다.

들어서는 순간 타임머쉰을 타고

과거로 과거로 한참을 들어간 느낌이다.


박물관이나 전시실을 들어간 이 느낌  뭘까?

백 년쯤은 족히 지나갔을 손때 묻은 흔적 앞에

말을 잃었다. 눈이 휘둥그래졌다.


들어가는 집 기둥벽에 접시가 주르륵

'그 옛날 닭은 새였나 보다...'

온통 닭 그림 접시가 매달려 있었다.


벽에 있는 장식이며 항아리가 아주 먼

물건은 아니었을까? 여긴 어디? 난 누구?

"이리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 "대신에

씬짜오?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카페 킹 들어서는 입구(오래된 흔적)


'얼마쯤의 세월이 흘러간 의자일까?'

오래된 도자기의 선들이 옛스럽지 아니한가?

접시에 그려낸 닭이 새인 줄 착각했다.

고개를 갸우뚱 거려  보았다.

해바라기씨는

차를 마시기전 디저트다.

닭들의 모습이 담긴 접시...

닭이 그려진 접시 한개는

해바라기씨를 가득 담아 주었고

한개는  껍데기를 모으라 주는 거였다.

나무 기둥에 접시를 주르륵 ...

명품 닭 접시다. 옴마야~

베트남에서는 닭이 대접받고 살았구나!

닭이 주는 새로운 느낌 이다.


붓의 터치가 간결하나 꼬끼오 닭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ㅎㅎ 혼자서 미소를 짓는다.

"응어이 한궉 " 나 한국사람이에요

비슷비슷한 외모인데 뭔가 다른가?

어눌한 베트남어가 티가 많이 났을까?

"싱가이 싱가이" 그래 이쁘다는 소리잖아

ㅎㅎ 나이 든 주인장 아줌마의 미소에서

반가움이 묻어난다.

카페킹의 모습

노란 포인트 벽과 노란 장미가 인상적이다.


오래된 나무조각 원탁도 아름답다.

길게 내려온 연초록빛  발 같은 식물이

운치가 있다. 그 사이에 있는 작은 연못

가득한 잉어들이 노란빛 주홍빛을 띄고 있다.


남편은 잉어밥을 주고, 난리 부르스를 추는

잉어 떼를 사진 찍으며 잠시 즐거웠다.

평일 점심식사 후 잠시 쉬어가는 포인트!

남편은 가끔 이곳에서 힐링을 하나보다...

먹이를 주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남편이 잉어들에게 밥을 주고 있다.

카페주인도 밥을 주는 모습에 웃고

나도 잉어 떼들의 움직임에 웃었다.

오래된 것들을 유지하고

카페를 운영하며 자연미를 추구한

이곳에서 레몬차를 마셨다.


두꺼운 빨대가 인상적이다.

숟가락도 차를 마시고

건더기도 다 먹으라는 건가?

새콤달콤 한 차를 마셨다.

베트남 에서 즐겨먹는 라임 (짜잉 ) 차이다.

가격은 3만 동 (1500원)

감성부자가 될만 한 곳이다.

해바라기씨도 까먹고, 건강레몬차도 마시고

풍광도 즐기고, 잉어떼에게 밥도 주고

30분간의 달콤한 휴식이었다.


일상 속 짧은 여유를 즐기는 벳남인들을

보며 바쁘고 정신없이 일하고 헉헉대는

한국인들에게 30분의 여유를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도 그러지 못하고 살았지만

이제라도 하루 30분의 힐링을 하고자

노력하며 살려한다.


하루 30분의 여유로 삶을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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