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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야 나와라 오버!
강태공의 마음
by
아이리스 H
Jan 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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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에서 강태공을 만났다.
모자를 쓰고, 보라색 반팔 티를 입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허술한 낚싯대를 드리웠다.
정지화면이 아니다.
강태공이 부동자세로 앉아 있다.
물고기야 나와라 오버!
하노이 날씨는 미세먼지로 꿀꿀하다.
강태공은 왜?
오늘
하필
호숫가에 나와 있었던 걸까?
한해의 끝에서 생각이 많았으려나?
호수에 살며시 내마음을 내려놓았다.
무거웠던 내 마음이 금세 가벼워졌다.
물고기야 나와라 오버!
강태공이
무심코 던진 미끼를 물고
눈먼 물고기가
나타나 주려나?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무거운 내마음도 가져가 주겠지...
그렇게 기다림의 시간은
더디게
천천히 어둠을 몰고
흘러갔다
.
강태공에게
잡히지 않으려면
물고기는 미끼의 유혹을 잘
참아내야
한다.
물고기야 나와라 오버!
강태공의
긴 기다림의 끝도 궁금하다.
인생 속 나는 강태공일까?
물고기일까?
잠시
고민해 보았다.
새해가
저
멀리서 오고 있다.
아니 벌써 성큼성큼 다가왔다.
가끔은 무료한 시간들을
잘 보내는 나만의 비법으로
갑진 년 값지게 살아보기로 한다.
물고기를 잡는 강태공이 되어서...
물고기야 나와라 오버!!
※2023년 12월 31일 베트남
하노이 호떠이 (떠이호)호숫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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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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