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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May 21. 2024

헤세의 정원에서 나잇값을 잃었다.

미녀 삼총사

우리는 50대 동갑내기 친구들이다.

함께 여행을 다니며 어쩌다 따라붙은

별명은 미녀삼총사다. 누가뭐래도~~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

검색왕 친구는 이미 갈곳을 정해왔다.

우리는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


송추계곡쪽 양주 헤세의 정원에 갔다.

벚꽃잎이 하나둘 떨어진다. 손바닥을 

위로 들어 꽃잎을 받는다. 


받자마자 바람에 휙~날라가도

다시 받고  동안 반복되는 그일을

즐겁게 웃으며 하고 있었다.

삼총사의 발자취


하하하 호호호 깔깔깔~~^^

"너를 살포시 받아서 후후 불어주리라"

"아니아니 발로 살짝  밟아주리라~"


"나이값 좀 하고 살지 쯧 쯧..."

오늘 그 나이값 잃어 버렸다.

꽃청춘이라고 알랑가 몰라~~


남편케어, 자식케어 잠시 잊고

이런일,저런일 ,복잡한일 내려놓고

걱정 근심 봄바람에 잠시 날려보내리


"아,좀 그러면 안되나요~~~"


꽃잎이 지면 금새 봄날이 간다고요?

인생의 봄날은 조금 천천히 즐겨요

이렇게 빨리 나이들어갈줄은 몰랐네요


"물을 받아 먹는척 해볼까?"

"ㅎㅎ 그래 해보자."

담장 안에 연두빛 커다란 호리병 폭포수?

그 담장 아래서 삼총사는 포즈를 취한다.


진짜 같아~호호호
머리감는것도...정말 ㅎㅎ


"괜찮아? 이렇게 하는건 어때?"

"머리 감아보는건?" "그것도 좋은데..."

"우리 아무래도 연기파 배우인것 같아~"

누가 먼저 라 할것도 없이 우리 셋은

그곳에서 한참을 웃었다.


"나이야 가라 잠시만 ...."


미녀 삼총사는 여행을 다니며 더욱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졌다.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맞추기까지 시간이 좀 흘렀다.

이해하고, 배려하고, 위로하고, 칭찬하며

각기다른 생각들을 인정하기까지...


'ㅎㅎ 우울해지는날 사진을 꺼내봐야지'


나이값 못해도 괜찮았다고 조금 더디게

느리게 나이들고 싶었노라고...

숲속을 거닐며 쉼표를 찍던날!

그후로도 이곳저곳 누비며 놀았다.


우리를 잡으러 오는이도 없고

숙제해라 공부해라 다그치는 이도 없다.

그저 삶의 놀이터에서 우리는 잠시

넋을 잃고 자연과 마주 했다.

헤세의 정원에서...

자연은 두팔벌려 우리를 안아주었다.


애썼다. 잘했다. 말하지 않아도 꽃으로 피어나

기쁨을 주고, 연두빛 새잎을 달고 반짝인다.

나무기둥에 매달려 버섯이라고?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빛이나는 자연을

여행지에서 만나면 친구가 된다.


한참을 돌고돌며 놀고나니 배가 고프다.

여행의 참맛은 맛있는걸 먹는것이다.

헤세의 정원 옆  '휘바' 라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휘바'는 필란드 말로 참 잘했어요!

초록 정원이 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점심시간이 좀 지난시간이라

커다란 홀에 삼총사 뿐이다.

휘바레스토랑에서...

수다삼매경에 이 음식들은 금새 비워졌다.

누가 다 먹었을까? 맛이 너무 좋았다.

어디로 갔는지? 빈 접시들만 남아있다.

차 한잔을 마시며 우정탑을 쌓아가는중


우리들의 이야기는

숲에  오솔 길을 걸으며 내려 놓았고,

벚꽃이 휘날리는 꽃길에 함께 날려보냈으며

미술관 그림을 감상하며 그곳에 전시해 두었다.


개천길을 걸으며 평상에 앉아있는 노인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훗날 우리의 모습이

흐릿하게 연상되었다. 염색이 가능하지 않아

내머리가 백발이 되어도 은은하고 아름답게

미녀 삼총사와 함께 곱게 나이들고 싶다.


그때엔 나잇값 조금 하는 어른으로

고운 햇살아래 소근소근 옛이야기를

풀어낼수 있으려나?

어쩌면 그때에도 하하하 호호호

웃는 할미가 되어있을 지도 모른다.


한국을 여행하듯 다니는 하노이 마담이...

친구들아~건강하게 예쁘게 잘 살자.

다음 여행지에서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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