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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May 03. 2024

Hanoi에서 Sapa까지

베트남 연휴 고생길


저 ~산자락에
긴~~ 노을 지면~


흥얼흥얼 노래가 절로 나온다.

베트남에 알프스?라고 불리는 사파는

베트남 북서부에 위치한 고산지대다.


평균기온 20도~를 유지한다는 그곳은

1650미터의 산자락에 소수민족이 살고

있으며, 계단식 논과 밭이 장관이다.


트레킹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이 넘쳐나고

사파광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하노이 날씨는 40도가 오르락내리락~


"엄마, 여기 시원하네 산바람도... 

계곡물도 차갑고 좋네요"

"고뤠? 우리도 갈까?"

"앙대용, 너무 멀고 위험해요 사람도 넘쳐나요"

" 천천히 가면 되지... 연휴니까..."


이렇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작된

아들의 미끼(사파사진)를 덥석 물었다.

아들은 한 달 전 미리 예약한

사파 럭셔리 슬리핑 캐빈 버스를 타고

연휴를 즐기기 위해 사파로 떠났다.


우리는 자동차를 이용하여 고속도로를 4시간째

타고 가면서 조금씩 지쳤고, 갑자기 나온 여행길

후회가 되었는데 예쁜 노을이 저 산자락에서

우리와 친구 되어 동행해주었다.


고속도로에 차가 별로 없어서 우리는

호텔도 예약하지 않고, 무작정 아들을 만나러

사파로 가는 중이다.(이러면 안 된다)


고지가 보인다. 사파 사파 사파 사파~

자동차로 하노이에서 사파까지 처음 다.

몸은 힘들었지만 집 밖을 나오니 기분 좋다.


고속도로를 쌩쌩 달려오니 보이는 광경

터널을 지나니 본격적으로 꼬불꼬불

산길이 마중 나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 가겠네"

(한국 속 강원도길이 생각났다.)

"사파가면 언제오나?가도가도 안 나오네"


굽이굽이 꼬부랑길을

귀가 뻐끔뻐끔할 때까지

오르막 내리막 사파로 가는 길은

진짜 위험했다. 1시간 넘게 꼬부랑길을

남편도 운전대를 잡고 후들후들... 떨었다.

 

안전벨트를 채웠지만  내속도 꼬불 거린다.

"그낭 집에 있을걸... ㅠㅠㅠ"

후회해도 이미 소용없다. 가던 길 가야 한다.


사파 첫 여행은 6년 전, 기차여행과 리무진을

이용하여 다녀왔던 기억이 있다. 비가 와서

우비를 입고, 호텔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깟깟마을 꼬부랑길을 위험 천만하게 다녀왔다.

고생했던 기억만 스멀스멀 올라왔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6시간 만에

사파에 도착했다. 사람구경 하러온듯

인파가 엄청 몰렸다. 길이 주차장이고

어디가 어딘지? 네비도 오락가락했다.


얽히고, 꼬이고, 멈추고, 가고를 반복하며

사파광장 앞을 두세 바퀴쯤 돌고 돌았다.

그 유명하다는 노트르담 성당을 스치면서...

일방통행길을 잘못 들어서 1시간쯤

고생  생고생하여 낯선 도시에서 아들을 만나기

쉽지 않았다. 어이가 없지만 반가웠다.


파김치가 된 엄마, 아빠를 위해

멋진 식당을 예약했으나 취소하게 되었다며

사파광장에서 헤매다가 버린 시간을 탓했다.

"일단 우리는 배가 너무 고프고... "

여행길은 고생길이 되었다.


베트남 연휴에는 여행보다 집콕이 최고다.

사파여행 시 캐빈버스는 미리 예약이 필수고

호텔 예약도 진짜 필수다. 무작정 왔다가는

바가지요금뿐 아니라 방이 없어 난처해진다.


한 달 전 예약한 호텔, 하루 전 예약한 호텔

가격대비 가성비 그리고 옵션이 천차만별이다.

주차되는 곳이 많지 않다. 자차운전은 NO!

걸어다니거나 오토바이가 최고다.

(긴바지, 반바지 운동화 필수다.)


사파광장 앞 그 유명한 노트르담 성당 앞도

걸을 수 없이 사람들로 가득했고, 골목

골목엔 어린아이들이 누워서 구걸을 한다.

길가에서 바구니를 놓고 아기들이 춤을추고

있어 우리도 현금을 넣어주었다.


6년 전 모습과는 많이 상업화된 사파거리

그저 아쉬움만 가득했다. 고산지대의

순수함과 풍경을 보러 간 것인데...

불빛 찬란한 도시를 보고 온 느낌이다.


젊은 이들이 많이 간다는 핫 플레이스  사파

광장으로 올라가는 길이 꽉 막혀 있었고

우리는 차를 호텔에 주차시키고

택시를 이용하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했다.


다음날 모든 스케줄을 줄이고 쉬었다.


빨간 모노레일이  산등성이에 걸려 지나가고

하늘과 산이 만나 장관을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에

어제의 고생길은 살얼음 되어 녹아내렸다.

아~~ 역시 사파로구나!


카페에도 안과 밖까지 앉을 곳도 없어

서성거리다 손님이 가고 난 자리를

노려야 하는 눈치 빠른 일들을 하는 게

버겁지만  사파의 멋진 풍경을 눈에 담아왔다.


여행은 가끔 훅 ~~떠나는거라 생각했는데...

철저하게 검색하고 계획하고 예약해야함을

이번 사파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다.

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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