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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근육 예찬

#7. 무게를 다시 내릴게

근육시

by 이효경

너 어디 아프니?

찌릿찌릿 너의 머뭇거림이 들려


엊그제 무게를 조금 높였을 뿐인데

넌 정말 예민하구나

난 정말 약골인가 봐


무게를 다시 내릴게

욕심을 다시 내릴게

빨리 가는 것보다

멀리 가야 하고

같이 가야해


오늘은 바디펌프 102가 시작되는 날

아프다는 너를 달래서 간다


햄스트링이 뻣뻣한 불평을 시작하고

낮은 허리는 덩달아 끙끙거린다

무릎도 흔들흔들 주저앉을 기세다


이제껏 군말 없이 열심히 산 너희들

이제는 쉬엄쉬엄 천천히 가도 괜찮아

앞으로 너희들은 우리가 안고 갈 거야

업고 갈 거야 모셔 갈 거야


이두근과 삼두근이 너희를 기다리고

가슴과 복근이 버팀목이 되며

어깨와 승모근이 힘을 모을 테지

그렇게 우리는 함께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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