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시
아이들이 여럿
울고 불고 싸우고 화해하기를 여러 번
하나가 아님은 확실하다
쌍둥이 아들들이 떠난 자리에
아이들이 티격태격
자리를 잡고 다툰다
내 안에
왼쪽 장딴지 아이가 먼저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신경까지 동원해
당기고 쑤신다며
떼를 쓴다
이제 막 걸음마를 가르치기 시작하듯
한 발짝 다리를 띠기도 힘에 겹다
이 일을 어쩌나
이 애를 달랠 길이 없어
오른쪽 둔부 깊숙이 자리 잡은 옹고집 아이
있는 둥 마는 둥 조용히 있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심통을 부리고 토라졌다
내 안에
엉덩이 근육을 오그라뜨린 채
대퇴부와 허리까지 도모해
다리를 뻗기도 힘들게 하니
이 일을 어쩌나
이 애를 달랠 길이 없어
쌍둥이 아이들보다
이 아이들을 돌보기가
열 배는 고되다
열여덟 쌍둥이 아들들의
시간을 시샘하듯
날마다 나의 관심을 끄는
바람 잘 날 없는 아이들
내 안에
내 몸에
나도 모르는
나의 아이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