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고 런던이라는 사실에 매우 어색해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런던의 날씨는 어제와 다르게 아주 맑았고 청명하고 선선한 날에 걸맞게 여행도 순조로웠다.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교대식은 교대식 자체보다는 그것을 보러온 인파가 인상적이었다. 사진은 교대식을 더 좋은 자리에서 보기 위해 빅토리아 동상을 타고 올라간 수많은 사람들이다. 내셔널 갤러리에서는 고흐, 터너, 모네, 컨스터블 등의 유명한 작품들을 보았고 터너의 <비, 증기, 그리고 속도>라는 작품이 가장 좋았다. 소실점이 소실된 흐릿한 인상으로 사람을 그림에 빨려들게 하는 힘이 대단했다. 인상주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탓에 터너와 모네의 작품들을 즐겁게 보았지만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고흐의 작품들이었다. 고흐의 작품은 누가봐도 고흐의 것이었다. 가장 크게 이름을 날리는 화가들은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확실한 사람들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는 비단 미술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점심으로 먹은 파피스의 피시앤칩스는 (비싸고) 맛있었고 - 쫀쫀한 감자 / 비니거 소금 후추와 생선튀김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 청명한 날씨의 런던 소호는 걷기 알맞았다. 런던에서 만난 컴포즈커피에서 (아이돌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꿀같은 휴식을 취했고 기념품샵, 돈트북스 서점을 다녔다. 저녁은 케이에프씨의 치킨 박스와 맥주를 숙소에서 먹었다. 케이에프씨의 거대한 봉투를 안았을 때의 충만함이 오늘 여행을 달콤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치킨을 먹으며 파리 개막식을 보던 중 파리에서 기찻길 방화로 인해 열차가 취소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월요일에 유로스타가 예매되어있는데.. 어떻게 되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