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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UOVERE Jan 16. 2018

잘 지내?

그냥, 항상 똑같지 뭐.


ⓒcopyright by hyobin 별모래,  all right reserved.



잘 지내냐는 말에

잘 못 지낸다고는 할 수 없어

그저 옅은 미소로 답을 대신한다.


지금의 내게는 우울이

조용하게 곁을 지키고 있다.

잘게 쪼개어진 우울들이

내 주변에 다닥다닥 붙어

내 앞길을 가로막는다.


하루하루 우울한 날을 버티다보면

분명히 하루쯤은 또 기분 좋은 날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내 기억에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언제나 불행은 행복보다 크다.


행복을 다 느끼기도 전에

 슬며시 찾아와 순서를

 기다리는 우울이 보인다.

그러니 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우울은 물 먹은 솜처럼 추욱

늘어져 잔뜩 무겁게 나를 짓누르고,

 행복은 봄바람에 춤추는

분홍빛 벚꽃만큼 가벼워서

 내게서도 금방 날아가는 걸까.


 언제쯤 자신 있게 웃으며

 ‘난 잘 지내, 행복해.’

하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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