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명언으로 공격하는 HR팀에 대한 HRD팀의 항변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이 이거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가져왔습니다.
1번. '시계가 11시 25분을 가리킬 때 시침과 분침이 만드는 작은 각도는 몇 도인가?'
2번. '거리 28km가 차이나는 지역의 왼쪽 끝에서 소희는 시속 5km, 오른쪽에서 유정은 시속 3km로 서로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그리고 소희와 동시에 시속 4km 속도로 지수도 유정을 향해 가고 있다면, 유정은 소희를 만난 후 몇 분 후에 지수를 만나는가?'
'아빠에게 문제를 가져오다니 기특하다.. 열심히 풀어줘야지'라는 마음으로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1번 문제를 풀고 문득 문제지 위를 보니 똑같은 문제인데 시간만 살짝 바꾼 문제(9시 40분의 각도)는 이미 맞아서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습니다.
'어라.. 위의 문제를 맞혔는데 왜 11시 45분의 각도는 왜 못 구할까?'
일단.. 이유는 묻지 않고 2번으로 넘어갑니다.
한참 설명했더니 이놈.. 해에는 관심이 없고, 아이패드 필기감 좋다는 거에 더 관심이 있네요 ㅎ
(아들아.. 이래 봬도 120Hz란다 슥슥 그려져야 정상이야 ㅎ)
우선, 아들이 저 문제를 풀지 못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학원 선생님이 "이 문제는 어려우니까 풀지 말고 넘어가라"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 아이는 순진하게 저 문제는 어렵다고 하니까 그냥 넘어가 버린 거죠.
만약 선생님이 "좀 어렵지만, 결국 이 문제집 만든 사람이 원하는 거를 네가 아니깐 한번 해 보면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어"라고 했더라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왜냐하면 알려주니까 결국 풀어냈기 때문이죠.
회사에서 비전 강의를 하고 있는 저는,
아들의 이 행동을 보면서 느껴지는 게 좀 있었습니다.
저 사람의 한계를 나 스스로 정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과 HRD의 관점에서 과연 저성과자에게는 교육이 필요가 없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이번에 차석급 교육을 했을 때 모 팀장님이 저 저성과자는 왜 입과시켰냐고 당황해하셨죠.. 미리 알려주던가..)
교육생을 선정할 때
사람 바꿔 쓰는 거 아니야. 사람 안 바뀌어.
누구는 나이가 많아서, 누구는 수업 태도가 나빠서, 누구는 징계를 받아서,
누구는 고과가 나쁘기 때문에 입과시키면 안 돼
들어가는 비용대비 변화는 더디잖아..
이 논리를 적용하는 게, 교육의 목적과 맞는 것인지..
이 논리대로라면 아예 채용이 잘못된 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