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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사실 지금 알아도 좋을 것들

by 효그


지나간 일을 후회하기보다 내 선택을 옳게 만들려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 '그때 이걸 알았다면, 지금은 달라졌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그때뿐 아니라, 지금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일찍 알았다면 더 좋았을 것들을 적어본다.


뭐든 도움이 된다

지금 당장 쓸모없는 일이라 생각되더라도, 언젠가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내가 일러스트레이터 툴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게 된 건 군대에서였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보고용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어야 했고, 자연스럽게 손이 빨라졌다. 이 덕에 그래픽 디자인에 한 발짝 가까워질 수 있었다. 과장을 보태면,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는데 군대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한 거다. 당시에는 고생스러울지라도, 뭐든 언젠가는 어떻게든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 이후로는 어떤 경험도 쓸모가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어떤 걸 얻을 수 있을지, 배움의 시선으로 경험을 바라보게 됐다.


기회는 제안하는 자에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고 하지만, 때로는 만들기도 해야 한다. 아무리 준비된다고 하더라도 가만히 있다면 아무도 나를 알아봐 주지 않는다. 처음에는 SNS 등에 작업물을 노출하는 소극적인 방법만 사용했다. 그렇지만 이걸로는 부족해, 프로젝트를 먼저 제안하기 시작했다. 디자인이 필요한 주변인이나 브랜드에 디자인을 러프하게 만들어서 제안했다. 거절당해도 좋은 디자인 스터디가 되었고, 수락받은 경우에는 실무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또 다른 프로젝트를 연결받기도 해 기회를 확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주도적으로 기회를 만들면서 자신감을 얻고, 작업에 더 애착을 가질 수 있었다.


도움 구하기

'도움을 구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말을 듣고 공감했다. 모든 일을 혼자 해낼 수는 없다. 커리어 관련한 고민이 깊었을 때, 모르는 선배에게 용기 내어 상담을 요청했었다. 선배는 오히려 고맙다며 진정성 있게 조언을 건네주었고, 커리어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런 조언이 없었으면 오래 해맸을지 몰랐기에, 이후로는 너무 혼자 해결하지 않고 도움을 구하려고 노력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도움 요청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요청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은가?) 오히려 나에게 어려운 일이 상대에게는 그리 비교적 손쉬울 수 있다.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서로의 어려운 부분을 함께 도와준다면,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



결국 이런 것들은 직접 부딪치면서 체득해야 와닿는다. 그래서 어쩌면, 일찍 깨닫기는 애초에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런 생각을 새겨둔다면, 분명 언젠가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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