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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질문

커리어를 쌓는 질문들

by 효그

디자인을 하면서 끊임없이 떠오르고 또 답을 찾으려 하는 질문들이 있다. 이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은지, 또 어떻게 커리어를 쌓고 싶은지 명확해진다. 이번 글에서는 이 질문들을 소개한다.



디자인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다른 말로 바꿔 말하자면, 나는 디자인을 왜 하는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질문은 다음 질문들의 답에 대한 기준이 되어준다. 내가 디자인을 계속해오고 또 하고 싶은 이유는 첫째로 내가 창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의 기쁨과 결과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두 번째는 내 디자인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디자인이 누군가의 관점을 바꾸고, 새로운 경험으로 이끄는 창구가 되어준다고 생각한다. 내 디자인이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렇게 세상이 더 나아진다면 삶의 의미는 더 풍성해질 것이다. 이런 디자인의 이유는 일의 기반이자 커리어의 기준점이 되어준다.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은가?

결국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관점을 바꾸는 창의적 표현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이런 디자인은 어디서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즉 어떤 영역의 디자인을 하고 싶은지 정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해나가고 싶다. 정체성은 곧 특정 관점이고, 이를 담은 메시지를 디자인이란 언어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시선을 던지는 전시 분야나 정체성을 쌓아가는 브랜딩 영역에 발을 딛고 싶다. 결국 디자인이 무엇이고,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은지 정의한다면 커리어 출발점(혹은 분기점)과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어디에 무게를 두는가?

이제는 내가 어떻게 디자인하고 있는지 알아볼 차례다. 디자인 하는 과정을 자세히 떠올려보면,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이는 곧 장단점으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서 나는 주제가 어떻게 디자인으로 도출되었는지, 그 맥락을 부드럽고 탄탄하게 연결하는 것에 무게를 둔다. 그렇기에 디자인의 요소 하나하나에 의미와 근거를 넣어 표현할 수 있다. 이는 디자인을 설득력 있게 해주지만, 때로는 스스로 제약을 걸어버리거나 표현이 부족할 때가 있다. 그래서 일부로 맥락 없이 과감한 시도를 하는 등 창의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하기도 한다. 이렇듯 자신의 무게중심과 장단점을 알아둔다면 이를 강화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특히 앞에서 정한 하고 싶은 분야나 직무에 맞춰서 역량을 계발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표현을 잘하고 좋아하는가?

사람마다 다양한 미감이 있고, 그만큼 표현의 영역도 넓고 다채롭다. 그 다양성 속에서 자신이 어떤 뾰족함을 가졌는지 안다면, 디자이너로의 정체성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표현은 특정 조형감각이 될 수도, 아니면 방법론이 될 수도 있다. 예컨대 나는 주제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또 조형적으로 선적인 요소와 입체적 요소를 잘 활용한다. 최근에는 오래된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알아차림과 시도는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발전하는 기반과 양분이 되어준다.



물론 디자인에, 그리고 커리어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이 질문들은 이런 모호함 속을 헤쳐 나가는 나침반이 되어준다.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표를 만들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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