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ohyun Hwang Nov 21. 2018

풋볼(미식축구)의 미래

11/19 Monday Night Football을 보고

보았는가, 어제밤 MNF! 풋볼이 무엇인가를 알고 싶은 사람은 지금 당장 유투브로 가서 이 경기를 보라. 이것을 보고서도 가슴이 뛰지 않으면 당신은 강철심장이거나 심장이 아예 없는 사람이다. 풋볼의 미래를 나는 이 경기를 통해서 보았고, 그래서 지금 몹시 마음이 아프다. 지난 20여년간 풋볼을 지배했던 톰 브래디를 이제는 보내줘야할 때가 된 것 같기 때문이다.


캔자스 시티 칩스 9승 1패로 현재 AFC 1위. 로스엔젤레스 램즈 역시 9승 1패로 NFC 뉴올리언즈 세인츠와 공동 1위. 이정도면 가히 슈퍼볼을 미리보는 경기라 할만 하다. 나의 희망이야 AFC를 대표해 패트리어츠가 슈퍼볼에 나가는 것이지만 지금 돌아가는 형국이 내 희망과는 사뭇 다르다. 이 두 팀이 자웅을 겨룬 월요일 밤 풋볼은 우리가 왜 풋불을 보면서 열광하는지를 보여준 멋진 한판이었다.


LA Rams는 지금 새로 짓고 있는 구장이 완공될 때까지 LA 머모리얼 콜리세움을 차저스와 함께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새 구장은 2020년 개장하며, 이 구장은 램즈와 차저스가 공동 홈 구장으로 이용하게 된다. 콜리세움은 1923년 5월 1일 개장한 종합 운동장이다. USC가 홈구장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프로팀의 구장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시즌초 고정석 93,607명인 구장 절반이 비어 있었으나 중반 이후 램즈의 성적이 치솟으면서 홈경기는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역시 식당은 음식이 맛있어야 손님들이 줄을 서고 스포츠는 이겨야 관중이 몰리는 법이다.  


램즈의 쿼러백 고프는 이제 24세. 2017년 시즌 한번 회오리를 일으킨 바 있고 올해 들어서도 그의 전진은 멈출줄 모른다. 팀 성적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고프의 아버지는 프로야구 선수 출신. 포지션은 캣쳐였다. 프로 리그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선수들 이 고등학교때는 만능 운동선수였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고프도 그랬다. 고프와 맞서는 마홈즈(Mahomes) 역시 신성. 1995년 생이니 이제 23세. 마홈즈의 아버지도 고프와 마찬가지로 프로야구선수였다. 포지션은 핏쳐. 마홈즈도 고프와 마찬가지로 만능선수 출신. 1977년생인 브래디와는 거의 부자지간 차이라 할 수 있다.


지금 NFL은 크게 두가지 팀 칼러로 나뉘고 있다. 30대 후반 혹은 40대 초반의 노련한 쿼러백이 이끄는 팀과 20대 패기의 쿼러백이 이끄는 팀. 전자에는 톰 브래디의 패츠리어츠, 애런 로저스의 패커스, 드루 브리스의 세인츠, 뢰스리스버그의 스틸러스 등이 있고, 후자에는 고프(1994년 생)의 램즈, 마홈즈의 칲스, 닉 몰린즈(1995년 생)의 샌프란시스코 포리나이너스, 심지어 1997년생으로 이제 21살에 불과한 샘 다놀즈의 뉴욕 제츠 등이 있다. 20대 초반의 이 선수들은 쿼러백이지만 때로는 러닝 백 역할을 하기도 하고 필요하면 블라커로 몸을 과감히 던진다. 이전 세대 쿼러백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것이다. 게임의 내용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월요일 밤을 달군 두팀의 경기는 54:51, 램즈의 승리로 끝났다. 두 팀이 모두 50점 이상을 낸 경기는 NFL 사상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스피드면 스피드, 몸싸움이면 몸싸움 어느것 하나 밀리는 것이 없는 경기였다. 조금 과장하면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 수비를 강조하는 사람들, 수비 경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이 경기를 보고 좀 짜증이 났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신없이 몰아치는 경기를 보면서 열광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았을까. 이것이 풋불의 미래다.

작가의 이전글 첫눈 감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