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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Nov 30. 2018

크리스마스 점등식을 보며

어제 밤 폭펠러 센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 있었습니다. 추수감사절의 메이시 프레이드와 함께 록펠러 점등식도 이 무렵 뉴욕의 주요 행사중 하나입니다. 록펠러 센터에 있는 NBC에서 매년 이 점등식을 생중계하는 덕분에 아마도 더욱 유명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에 앞서 백악관의 트리 점등식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멜라니아 여사의 올해 트리 선택은 레드였습니다. 빨간 트리가 백악관의 복도를 장식하고 있는 모습이 좀 이색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다음날 온갖 패러디가 언론을 장식했습니다.


트리를 마련하는 시즌이기도 하지만 연말은 또 인사철이기도 합니다. 남의 인사가 뭔 그리 관심사가 되겠습니까만 그래도 인사 동정란을 꼼꼼히 챙겨보게 됩니다. 장군으로 승진한 사람, 임원으로 승진한 사람 등등 주로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의 소식이 언론에 나옵니다. 영광의 순간입니다. 그 순간을 위해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그분들의 성취에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인생살이가 한편으로 보면 참 냉정하기 짝이 없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사상 최대의 승진 인사라는 말은 사상 최대의 퇴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승진과 퇴직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니 한쪽에서 승진으로 환호할 때, 또 다른 한쪽에서는 자신을 보호해주던 장막에서 벗어나 허허벌판으로 나서야 하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누구에게나 영광의 순간은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이는 그 순간이 조금 길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조금 짧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던 그 영광은 언젠가 끝나게 되어 있습니다. 신이 인간을 만들때 한가지의 완벽한 평등을 위해 다른 모든 불평등을 눈감은 덕분입니다. 그것은 시간 입니다. 그 시간을 거슬러 우리가 영원히 머무를 수 있는 자리는 오직 하나뿐입니다. 정년퇴직이든 명예퇴직이든 자진 사임이든 자리에서 물러나 새로이 시작하는 모든 분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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