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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Dec 06. 2018

풋볼에서 보는 우리 인생

풋볼 시즌도 이제 중반을 지나 서서히 마무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다 이기는 팀이 있는가 하면 계속 이기기만 하는 팀도 있습니다. 경기를 잘 보면 이기는 팀과 지는 팀의 실력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입니다. 개인과 개인의 실력을 대비하면 사실 지는 팀의 선수가 이기는 팀의 선수보다 못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선수들을 조합하여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힘의 차이가 결국 승패를 결정합니다.


이 힘의 차이는 1st Quarter에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8승 3패의 팀과 3승 8패의 팀이 맞붙어도 막상막하의 게임이 벌어지기 일쑤입니다. 이 힘의 균형은 3rd Quarter를 지나 4th Quarter에 이르면 서서히 무너져서 결국 승부의 축은 한쪽으로 기울어 버립니다. 물론 3승 8패 팀이 8승 3패 팀을 이기는 반전도 일어납니다. 스포츠가 그래서 재미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규 시즌이 끝나면 일부 팀은 플레이 오프에 진출하고 나머지 팀은 다음 시즌을 준비합니다. 남의 잔치 구경만 하는 셈입니다. 탈락한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찌감치 슈퍼볼 꿈을 접고 편안하게 다른 팀 경기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 오프에 나간 팀은 저마다 슈퍼볼을 꿈꾸지만 승부는 냉정해서 매주 마다 앞으로 나아가는 팀과 탈락하는 팀이 바로 결정됩니다. 32개팀이 동시에 출발하여 최종적으로는 2개팀만 남게 되는 것이죠. 잘한 팀이든 못한 팀이든 이 2개팀 외는 패배의 쓴 맛을 봐야 합니다.  


최종 순간까지 진출한 두 팀은 영광의 순간을 상상합니다. 그러나 두팀 모두 그 영광을 차지할 수는 없습니다. 우승은 언제나 한팀 몫이니까요. 결국 이렇게 보니 32개팀중 31개팀은 모두 패배자이고 오직 한개만이 승리의 영광을 차지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그 영광의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안개처럼 사라져 버립니다. 사람들은 과거는 묻어버리고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새 시즌을 맞이 합니다.


저는 인생을 지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기려고, 이기려고 애를 쓰고 노력을 하지만 결국은 지고 마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것이지요. 제가 비관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전패 했다고 팀을 해체하지 않습니다. 전승했다고 다음 시즌에 또 전승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우승자일 필요는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아름다워 보이듯이,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인생도 그 자체로 너무 아름다워서 패배와 실패와 탈락이 그 아름다움을 가리지 못합니다. 우승하지 못했다고 해서 팀의 존재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듯이 우리 인생도 그러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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