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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Dec 13. 2018

브레이크를 생각함

자동차 운전은 우리의 오감과 손발이 모두 동시에 작동되어야 하는 일종의 종합예술같은 작업입니다. 눈으로 전방을 관찰하고 귀로는 음악을 들으며, 손으로 핸들을 움직여야 하고 발로는 브레이크과 엑셀러레이터를 조작해야 합니다. 체증이 심한 도로에서는 혹시라도 접촉사고가 나는 것은 아닌지 신경까지 극도로 예민해 집니다. 체증없이 제한 속도까지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미국의 고속도로라면 운전 자체로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동이트는 주말 새벽 두어시간 고속도로를 아무 생각없이 달리는 것을 즐깁니다.


자동차에는 앞으로 달리게 하는 것과 멈추게 하는 것이 나란히 달려 있습니다. 이전 수동 미션이 대세이던 시절에는 클러치 페달이 있어서 브레이크와 클러치를 동시에 눌러야 기어 변속을 할 수 있었는데, 요즘 이런 차는 유럽에서나 볼 수 있고 미국이나 한국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자동 미션이 대세입니다.이런 차에는 발로 조작하는 것은 두개의 페달이 전부 입니다. 어떤 분은 한쪽발로 두개의 페달을 작동하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양발로 각각의 페달을 작동하기도 합니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이니 기본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엑셀러레이터가 핵심입니다. 그렇지만 브레이크가 없으면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흉기로 변해 버립니다. 달리는 차를 멈추게 하는 이 브레이크가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머스크가 구상중인 하이퍼루프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도 사실은 루프를 진공으로 만드는 기술이나 차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시속 1000KM로 달리는 기차를 멈추게 하는 기술이지 않습니까.


브레이크는 그 중요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개체의 본성에 반하는 특성때문에 충분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멘트를 주로 하는 사람들, 잔소리를 늘어 놓는 사람들, 무엇 좀 하려고 하면 온갖 규정을 들먹이는 사람들 등등 우리 주변에는 브레이크 구실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분들은 불평분자 취급 받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로 하여 우리가 한번 더 생각 하게 되는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무한질주 트럼프 대통령도 성능좋은 브레이크 덕분에 과속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의 브레이크는 로버트 뮬러 특검입니다. 대통령 임기 시작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특검이 언제 끝날 지 아무도 모릅니다.


제 주변에도 잔소리꾼이 꽤 있습니다. 귀찮고 짜증날때도 있지만 어쩌겠습니까. 살다보면 브레이크가 필요할 때도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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