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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Dec 14. 2018

대통령의 도시 맨하탄

저는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맨하탄으로 출근합니다. 아 잠시 이 맨하탄 표기법 얘기좀 해야 하겠습니다. 외국어표기법에 의하면 맨해튼이라고 해야 한답니다. 미국인들은 '튼'의 'ㅌ'음은 거의 들리지 않게 발음하는데 얼핏 들으면 '맨해은'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왠지 저는 '맨하탄'이 정감이 더 가는 듯 해서 그냥 맨하탄으로 씁니다. 혹시 정식 표기를 주장하는 분이라면 맨해튼을 추천합니다.


링컨 터널을 통과하는 길은 마치 P 턴 하듯이 거의 180도를 돌아야 합니다. 다행히 잠을 자지않고 창밖 구경이라도 하는 날에는 허드슨 강과 그 강 저편의 맨하탄 스카이라인, 그 너머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타잔은 정글에서 줄타기하고 스파이더맨은 빌딩 숲에서 줄타기 하고, 나는 나대로 여기 저기 줄타기 하고 그런 잡생각을 하면서 굴을 통과하여 빌딩숲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맨하탄은 세계 금융과 상업의 중심지입니다. 정치는 워싱턴에서 다 이뤄지므로 어떻게 보면 뉴욕은 정치 외곽지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좀 다른 측면에서 맨하탄이 지금 미국 정치의 한 중심지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맨하탄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하나의 단위 행정구역내에 대통령 출생지와 대통령 주거지와 대통령 묘지가 있는 곳입니다.


제 26대 대통령 씨어도어 루즈벨트는 1858년 10월 27일 맨하탄 East 20th St에서 태어났습니다. 맥킨리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부통령이던 그가 대통령직을 승계(1901년 9월 14일)하였습니다.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젊은 42살 때였습니다. 참고로 케네디 대통령은 43살에 대통령에 선출 되었습니다. 당시는 부통령 공석시의 승계 룰이 정해지지 않은 때라 부통령이던 루즈벨트가 대통령이 되면서 첫 임기 동안 그는 부통령이 없는 상태로 첫 임기를 마쳐야 했습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하였고, 두번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을 때 겨우 51세였습니다.

잘 알려진 바 대로 제 45대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때까지 맨하탄의 트럼프 타워에서 살았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로 재임기간 중에는 백악관에서 생활하지만 퇴임후에는 아마도 트럼프 타워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일년에 몇차례는 맨하탄 집을 방문합니다.


제 18 대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은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났습니다. 남북전쟁의 영웅으로 모두 기억하고 있는 분입니다. 버지니아의 애포매독스에서 남부군 사령관 리 장군의 항복을 접수한 장본입니다. 군인으로서는 매우 뛰어났지만 정치인으로서는 별로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구가하는 대통령입니다. 콜럼비아 대학과 가까운 맨하탄의 Upper West 지역에 잠들어 있습니다. 지갑에 50불 지폐가 있으면 한번 꺼내 보시기 바랍니다. 그분이 그랜트 대통령입니다.


이렇게 맨하탄에는 월스트리트나 센터럴 파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도 있습니다. 다음 여행에서 한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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