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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Jan 22. 2019

Go Pats!

뉴욕을 근거지로 하는 풋볼 팀은 자이언츠와 제츠 두 팀이 있습니다. 제 주변분들을 기준으로 팬을 나눠보면 같은 뉴욕, 뉴저지 주민이라도 자이언츠 팬이 제츠 팬보다 조금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두 팀은 소속된 컨퍼런스가 달라서 서로 맞붙을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어느팀을 응원하던 결국 게임데이에는 뉴욕 연고팀을 응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 친구 레이몬드가 그런 경우입니다. 본인은 은근슬쩍 부인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는 열혈 자이언츠 팬입니다. 자주 만나지도 않는데 제가 그걸 어떻게 알겠습니까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 친구는 정말 패트리어츠를 싫어합니다. 미워합니다. 증오? 설마 증오까지야 하겠습니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기가 응원하는 자이언츠는 맨날 거의 꼴찌 하는데 제가 응원하는 패츠는 언제나 우승후보이거든요. 아 그렇다고 그친구가 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그 친구를 좋아하듯이 말입니다.


슈퍼볼 후보가 정해졌습니다. 저의 기대대로 패츠가 2월 3일 아틀란타로 갑니다. 시즌 중반 2게임 연속으로 패트리어트가 졌을때 제친구 레이몬드는 쌍수를 들고 환영 했었습니다. 이제 노장 브래디도 퇴장할 때가 되었다고 열변을 토했었지요. 저도 이제는 천하의 브래디도 정말 페이드어웨이할 때가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가 그렇게 퇴장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믿었습니다. 부자는 망해도 3대를 간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1977년 8월 3일 생인 브래디는 NFL 현역 최고령 선수입니다. 어제 AFC 챔피언쉽의 상대팀 캔자스 쿼러백, 마홈즈가 1995년 9월 17일생이고, MLB의 야구 선수출신인 마홈즈의 아버지가 1970년 생이니 브래디와 마홈즈는 거의 한 세대 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제 AFC Championship, NFC Championship 두게임이 열렸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게임 모두 노장과 신진의 대결, 컨퍼런스 1, 2위간 대결이었습니다. 1위팀은 홈그라운드에서 팬들의 일방적은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를 했지만 2위팀은 그런 핸디캡을 안고 경기를 해야 합니다. 결과는 두 게임 모두 2위팀, 즉 방문팀이 이겼습니다. 그러나 쿼러백 승부에서는 한팀은 신예가, 한팀은 노장이 이겼습니다. NFC는 뉴올리언즈 세인츠와 LA Rams가 맞붙어 떠오르는 스타 Jared Goff가 이끄는 램즈가 이겼습니다.그는 마홈즈보다 1살 많은 1994년 10월 14일 생입니다. 고프나 마홈즈 모두 브래디의 경기를 보면서 성장한 세대들입니다.


제 친구 레이몬드는 어제 마홈즈의 승리를 누구보다 빌고 또 빌었을 것입니다. 39초를 남겨둔 마지막 공격에서 마홈즈가 보여준 과감한 패싱 공격을 보면서 쾌재를 불렀을 것입니다. 물론 저는 거의 패닉 상태였죠. 숨도 쉬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남은 시간 16초, 칩스가 필드골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어쨋든 두팀은 승부를 가려야 하므로 연장전에 돌입했습니다. 풋볼의 연장전 룰은 좀 특이합니다. 시간과 상관없이 공격하는 팀이 터치다운 하면 그냥 그걸로 끝입니다. 물론 수비팀이 잘해서 세이프티가 나오면 수비팀이 승리합니다. 만약 첫번째 공격에서 공격팀이 4번의 공격 기회동안 10야드 전진을 못하면 공수가 바뀝니다. 바뀐 상태에서 이번에는 상대팀이 터치다운이 아니라 필드골만 넣어도 경기는 끝납니다. 어느 쪽이 꼭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연장전에서 동전 선택권이 주어지면 대개 선공을 선택합니다.


NFC에서도 정규 시간에 승부를 가리지 못해서 연장전을 벌였습니다. NFL 사상 양대 컨퍼런스 챔피언쉽이 동시에 연장전을 벌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신구 세대간의 접전이 그만큼 치열했다는 의미입니다. 세인츠와 램즈에서는 선공을 택한 세인츠가 득점에 실패한 후 공격권이 램즈로 넘어갔는데요. 램즈가 다음 공격에서 필드골을 성공시켜 컨퍼런스 우승과 함께 슈퍼볼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AFC에서는 패츠가 선공을 선택했습니다. 이 첫번째 공격에서 3RD DOWN을 세번 연속 성공시킨 브래디의 과감한 전진은 아마도 보스톤을 들었다 놓았다 했을 것입니다. 그런만큼 제 친구 레이몬드는 속이 시커멓게 탔을테지요. 패트리어츠의 터치다운으로 마홈즈는 연장전에서 공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게임은 끝나고 말았습니다.


올해 슈퍼볼은 2월 3일 아틀란타에서 열립니다. 또다시 신구세대간의 한치 양보없는 대결이 전개될 것입니다. 제 친구 레이몬드는 이웃사촌 뉴잉글랜드 보다는 비행기로 6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LA를 응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자이언츠가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린 분풀이가 된다면 제가 이해를 해야겠지요. 램즈도, 칩스도 정말 강팀이고 미래가 밝은 팀입니다. 두명의 탁월한 쿼러백은 질투를 넘어 찬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선수들입니다. 특히 램즈의 헤드코치 숀 맥베이는 32살, 이번주가 지나면 33살(1986년 1월 24일생)이 되는 신성입니다. 그야말로 젊은 팀입니다. 그래서 저는 시즌 내내 램즈를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으니 저의 선택은 명확합니다. 제 친구 레이몬드의 선택처럼 말입니다.


Go P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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