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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Feb 07. 2019

미래산업, 패션(1)

1407 Broadway New York, NY 10018 USA. 맨하탄 38사와 39가 사이, 브로드웨이에 접해 있는 건물의 주소이다. 41층인 이 건물에는 약 4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큰 회사는 한개 층을 다 쓰기고 하고 작은 회사는 30여평 정도를 사용한다. 가먼트 디스트릭트중에서도 중심지 답게 임대료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스퀘어피트당 $59.00 정도 한다. 한국과는 달리 이 금액은 연간 임대료를 의미한다. 1500 SQF를 1년 임대하면 1500 X $59.00=$88,500.00, 이것이 연간 임대료이다. 월별로 환산하면 $7375달러가 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8백만원 가량이다. 1500SQF는 139SQM 정도이고 이를 평으로 환산하면 42평이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하면 30평이 채 안되는 공간에 매월 8백만원의 임대료와 그에 더해 각종 부대비용으로 백여만원을 더 내야 한다. 사무실 유지비만 연간 10만불이다.  


이런 규모의 사무실은 입구에 조그만 리셉션 데스크가 있고 그 뒤쪽에 상담실 겸 전시실이 있다. 제일 안쪽에 공간을 두개로 나눠 나란히 마주보는 방식으로 사무실이 만들어져 있다. 한쪽은 사장이, 다른 한쪽은 각종 행정업무를 보는 곳이다. 대개 직원은 4~5명 정도인데 사장은 물론 모든 것을 총괄하고 디자인, 세일즈, 총무 겸 리셉셔니스트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면 궁금하다. 이 정도 규모의 회사가 어떻게 그 비싼 임대료를 내고 버틸 수 있는가 말이다. 물론 폐업하고 떠나는 회사도 있고, 임대료가 좀 싼 곳으로 이전하는 회사도 있다. 자료를 정확히 들여다보지 않아서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직접 알음알음으로 탐문해본 결과 이들의 연간 매출은 대략 2천만불 이상이라고 한다. 30평의 사무실에서 직원 4명이 연간 2천만불이라니.. 이 정도면 10만불 임대료를 낼만 하지 않겠는가. 이래도 패션이 사양산업인가.


30년전 내가 섬유산업에 발을 들여놓을때, 담당 인사과장이 나에게 섬유는 사양산업이니 다른 부서를 지원하라는 조언을 했었다. 나의 과 선배이기도 해서 그 분의 진정성을 이해했지만 왠지 하루빨리 독립하여 내 사업을 하기에는 이만한게 없다 싶어 나는 섬유부서를 고집했고, 그렇게 발령을 받았다. 여러 분야를 돌고 돌아 다시 섬유에 몸담고 있는 지금, 섬유 산업은 여전히 사양산업이라는 굴레를 뒤집어 쓰고 어찌어찌 굴러가는 모양새다.


설날 나는 올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이 섬유산업에 씌워진 잘못된 프레임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내 힘이 미약하고 보잘것 없으나 3천 페친의 힘을 믿고 왜 섬유와 패션 산업이 사양산업이 아니고 미래산업인지를 논하려 한다. 패션산업을 의제로 한 그 어떤 논쟁도 환영한다. 관심있는 분들의 동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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