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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Feb 11. 2019

미래산업, 패션(4)


맨하탄 5가의 로드 앤 테일러 백화점은 작년말 문을 닫았다. 100년 전통이 넘는 시어즈도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가 지금은 매수자가 나타나 매각 협상을 진행중이다. 뉴저지 최대의 쇼핑몰 중 하나인 가든스테이트 플라자에 입주해 있던 JC Penny도 작년에 문닫았다. 백화점과 쇼핑몰뿐만 아니라 갭, 치코스와 같은 주요 리테일 브랜드들도 오프라인 스토어를 적게는 250여개에서 많게는 700여개 이상 철수해 버렸다. 온라인 쓰나미에 오프라인 스토어들은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진 것이다.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패션 인더스트리는 철저하게 글로벌 분업화 되어 있고, 각각은 서플라이체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 패션 산업은 그런 면에서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다소 기형적인 산업이다. 반면 미국의 그런 기형적 산업구조 덕분에 수많은 세계의 패션 유관 기업들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위와같은 미국의 온라인 쓰나미는 패션산업의 글러벌 서플라이 체인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핵심은 발주물량의 대량 감축이다. 스토어라는 물리적 공간은 비워들 수 없다. 빈 가게는 곧 문을 닫는다는 사인이므로 정말 문을 닫을 것이 아니라면 반드시 뭔가로 그 공간을 채워야 한다. 의류는 전자제품과는 본질적 성격이 달라서 한개 제품만 구비해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팔리든 팔리지 않든 칼라별, 사이즈별 적어도 1개 이상은 갖춰야한다. 즉 스토어 수만큼의 반드시 필요한 물량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게 사라져 버린 것이다.


발주자 입장에서는 유통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스토어 대신 권역별 물류센터에 필요한 적정재고만 유지해도 제품 수급에 전혀 지장이 없게 된 것이다. 공급자 입장에서 보면 물량 감소 그 자체로 인한 어려움, 물량이 감소됨에 따른 동종업계와의 더 치열해진 경쟁 등으로 전례없던 환경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바로 이런 환경변화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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