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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Feb 20. 2019

미래 산업, 패션(7)

오늘은 Fast Fashion 이야기 좀 하자. 패스트 패션은 패션쇼에 소개되는 새로운 트렌드 옷들을 바로 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의 흐름과 유행을 가장 앞서간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자라, H&M, 유니클로 등이 패스트 패션 분야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그러면 이들이 진정 런웨이에 오른 제품들을 가장 시장에 빨리 출시하는 기업들인가? 사전적 의미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결과 사이에 뭔가 미스매치가 있는 것 같다.


자라, H&M 등 이들 부류 기업들의 경쟁력은 초저가격이다. 옷을 한바구니 사도 100불을 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횡재가 어디 있나 말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이들 스토어에 가면 부담없이 옷을 사게 된다. 만약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하면 되고, 그것도 귀찮으면 몇푼하지 않는 옷인데 버리지뭐 한다.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한바구니씩 옷을 사고 나면 그 다음에는 살 것이 없어진다. 이래서야 장사를 할 수 없다. 지난주에 가서 옷을 한바구니 샀는데 이번주말에 그 스토어에 또 갈일은 없다. 이게 바로 이들 브랜드들의 딜레마다. 그래서 그들은 2주, 아무리 늦어도 4주에 한번씩은 신상품을 출시한다. 매주 같은 가게를 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쩌다 한번씩 들르면 지난번 방문때 보지못한 옷들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또 한바구니 구매한다. 눈썰미 있는 소비자들은 2, 3주에는 반드시 새로운 상품이 입점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 이들의 행동이 민첩하다는 면에서 패스트는 맞는 말이지만 그들이 전개하는 제품이 런웨이에 소개된 새로운 트렌드 제품이 아니라는 면에서 패션이라고 부르기에는 어폐가 있다. 이들의 모든 촛점은 속도에 맞춰져 있다. 대부분 전세계 엄청난 매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발주 물량도 엄청나다. 대량을 빨리 움직이려면 모든 참가자들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 속도가 강조되는 이유는 물론 신상품을 빨리 소개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사실은 유통재고를 최소화하여 비용을 절감하려는 의도도 없지않다. 유통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곧 돈이 길거리와 매장에 잠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어떤 경영자도 움직일 수 없는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패션 산업의 이런 추세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꼭 패스트 패션이 아니더라도 모든 기업들이 속도를 강조하며 운송과 유통기간을 줄이려한다. 과속하는 차 안에서는 경치 구경을 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멋과 아름다움의 비즈니스, 패션이 속도에 밀려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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