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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Jan 31. 2017

월요일 밤의 대학살

풋볼 없는 월요일 저녁은 심심하다.

결국 CNN, 트럼프가 워낙 풍성한 화제를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9시 반쯤 지났나,

화면 아랫쪽에 빨간 띠가 깜빡 깜빡 하면서 브레이킹 뉴스라고 뜬다.

CNN에게는 모든 뉴스가 브레이킹 뉴스라 뱔로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TRUMP FIRE ACTING AG'

AG는 ATTORNEY GENERAL, 즉 법무장관을 말하는 것이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다.


ACTING이라면 아직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한 제프세션스를 말하나?

제프는 트럼프가 가장 힘든 시절 지지를 선언한 다이하드 트럼프 팬,

그런데 그 세션스를 트럼프가 잘랐다고?

자른 이유가 반이민 행정명령을 집행하기 위한 문서에 서명을 거부했기 때문이란다.

세션스가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트럼프에게 반기를?

이거야말로 브레이킹 뉴스감 아닌가.

잠이 화들짝 달아난다.


전말은 이렇다.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는 상원 인준을 받아야 정식 임명된다.

그런데 전임 대통령이 지명하여 인준을 받은 장관은 대통령과 함께 물러난다.

1월 20일부터는 장관이 공석이 되는 것이다.

행정 공백을 없애기 위해 차관중 한명을 장관대행으로 지명한다.

여기서 말하는 ACTING AG는 아직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한 세션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바마가 임명하여 차관으로 근무하던 중 1월 20일 트럼프에 의해 임시로 지명된 장관 대행 Sally Yates를 가리키는 것이다.


Sally는 장관대행으로 20일 정식 지명을 받아 해고된 30일까지 근무했다.

국무부도 법무부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사전에 통보 받지 못했다,

당연히 법률과 서로 상충되는 부분은 없는지 검토할 수 없었다.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법무장관의 서명이 필요하다.

그런데 장관대행인 Sally가 행정명령이 법률과 배치된다며 서명을 거부한 것이다.

그 결과 CNN이 '월요일밤의 대학살(Monday Night Massacre)'이라고 이름붙인 사건이 벌어졌다.


트럼프가 가는 길,

편안해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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