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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Mar 18. 2019

미국 입시 비리

저는 미국을 8:2의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나라가 크고, 인구도 많고, 그 구성도 워낙 다양해서 사회를 굴러가게하는 시스템이 없이는 성립자체가 불가능한 사회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스템을 만들어도 예외적인 상황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결국 사람의 손을 거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ez pass로 전부 바꿔도 한개 정도는 사람이 돈을 받는 창구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콜센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계가 응답하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사람과 대화를 하려면 2,30분 기다리는 것은 예사입니다. 즉,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8, 사람이 수동으로 운영하는 부분이 2라는 의미로 저는 8:2 사회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물론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9:1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무리 시스템을 잘 만들어도 예외적인 상황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항상 이 예외적인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기계는 거짓말을 안합니다. 아예 못합니다. 마치 연말정산에서 숫자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곧이 곧대로 하지 않으면 기계는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않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화를 내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두드려패도 기계는 끄덕도 하지 않습니다. 룸살롱 접대도 통하지 않고 뇌물도 통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원하는 그런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가 어쩌면 기계가 운영하는 사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계보다 사람이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한편 사람이 기계보다 사회를 더 특권지향적이고 배타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지금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대학입시 비리 사건입니다. 시스템으로 도저히 카바할 수 없는 예외적인 상황을 몇몇 돈있는 사람들이 잘 이용하여 자녀들을 명문대에 입학시켜켰습니다. 최소 700명 이상의 학생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주범 Rick Singer는 헐리우드 스타를 비롯한 유명인들 사이에 명문대 입시 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합니다.


예외적인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100% 방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어찌 기계와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언제나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때문에 시끄럽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적어도 결과처리에사만큼은 비교적 냉정하고 객관적입니다. 특권층의 비리라고 해야할 이번 부정입학 사건은 그런 측면에서 미국의 사회적 건강성을 들여다볼 기회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Singer가 벌어들인 돈은 최소 3천만불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대략 350억원 정도 되는 돈입니다. 미디어에 따르면 그는 15년 ~ 20년 징역에 그가 벌어들인 돈 전부를 벌금으로 내야할 것 같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패가망신입니다.


이와같이 8:2 사회가 잘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 미국은 비교적 죄와 벌에 엄격합니다. 특권층이 그들만의 네트워크로 알음알음 묻을 것 묻고 덮을 것 덮으면서 음험하게 호의호식하는 곳과 비교하면 그런 점에서 미국이 좀 앞서간다고 하겠습니다. 특권이 통하지 않는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누구나 꿈꾸는 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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