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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Jun 15. 2019

시작에 불과한 미중 관세전쟁

2013년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캘리포니아의 휴양도시 서니랜드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시진핑이 주석으로 취임한 이후 첫 미 중 정상회담이라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는데 이때 시진핑 주석이 심혈을 기울여 오바마 대통령을 설득하려 했던 것이 '신형대국관계'였다.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중국이 말하는 '신형대국관계'의 의미는 모호하다. 그러나 그간의 중국 행보로 보면 이는 '미국과 대등한 중국'이라는 것으로 개념 정립이 가능할 것 같다.


중국은 스스로 그럴만큼 힘과 실력이 충분하다고 믿고 있으며, 그결과 '도광양회'는 자연스럽게 폐기되었다. 미국이 만들고 유지하는 세계 질서에 중국이 반기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미국이 감지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이후 새로운 외교정책으로 내세웠던 Pivot to Asia는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군사,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용어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폐기되기는 했지만 TPP도 결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그림을 그린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연합이다.  


그러면 좀 더 구체적으로 중국이 주장하는 '신형대국관계'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정보 조각들을 모아보면, 그것은 미국에게 중국을 대등한 관계로 대접해달라는 요구로 보이며, 그 구체적인 이행 방안으로 미국의 영역을 건드리지 않을테니 중국의 영역인 아시아에서 중국의 핵심이익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중국식 먼로주의다. 유럽 대륙에다 대고 중남미는 미국의 안마당이니 유럽 국가들은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 먼로주의 아닌가. 중국은 미국에게 더이상 아시아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 신형대국관계의 핵심 메시지일 것이다. 여기에는 양안관계, 센카쿠 열도, 스프래틀리 군도(남사군도), 티벳 분리주의 등등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슈들이 포함된다. 이렇게 Pivot to Asia와 '신형대국관계'는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갑작스럽게 미, 중이 갈등을 겪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그 뿌리는 오래전에 내려져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 동안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것은 그것이 무역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장막이 걷어졌고,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치열해지는 갈등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아킬레스 건이라 할 수 있는 대만 독립, 티벳 분리 독립, 동아시아 연안에서의 군사 훈련 등을 더욱 집요하게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이에 대응하여 미국 여행 금지, 미국 농산물 수입 금지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맞설 것이다. 관세전쟁은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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