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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Jul 16. 2019

반일과 친일

일본은 우리에게 상수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이 일본과 우리를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하고 있거니와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정에서도 그것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우리에게 반일은 정서이되 친일은 실제다. 반일이 절대선일 수 없듯이 친일이 절대악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친일 반일 논쟁은 치열할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치열한 논쟁을 통해 보다 우리에게 유리한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경제발전 모델을 일본에서 배웠다. 일본이 하는 것을 그대로 베껴서 공장을 만들고 제품을 생산하고 세계시장으로 나갔다. 일본은 철지난 기술과 공장을 우리에게 수출하는 것으로 돈을 벌었다. 그들은 우리보다 한발씩 앞서가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충실히 공급해 주었다. 일본이 우리에게 제공한 것에는 공장을 짓기위한 돈도 포함된다. 우리가 고속성장하던 시기는 말하자면 일본도 우리나라에서 휘파람불며 돈을 벌어가던 시절이었다.


우리 덩치가 나날이 커져가자 일본은 첫번째 견제구를 날린다. IMF 사태가 그것이다. 물론 이것은 일본의 계획적 단독 범행이라기보다 우리의 일본 자극(소위 논란이 되고 있는 YS의 버르장머리 발언 등), 미국의 대일본 압박(대출을 해주지 말라는 미 재무부 장관의 서한 등), 우리의 지나친 신용의존 경제와 같은 수많은 원인들이 서로 얽혀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일본이 우리를 '꼬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동반자라고 생각했다면 이 사태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IMF가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은근한 꼬집기라면 최근 일본이 보여주는 무역규제는 대놓고 씩씩대며 주먹을 휘둘러대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 경제공동체가 점점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일본이 느끼는 조급함이 어느정도인가를 시사해주는 바이다. 언제나 명심하자. 미일중러 4강중 우리나라의 통일을 바라는 나라는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끝까지 반대할 나라가 일본이다. 남북경제공동체이건, 남북연합이건 상관없이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일어나면 그만큼 일본의 입지는 줄어들고, 일본의 상대적 우위는 사라진다. 그래서 일본은 초조하고, 그래서 일본은 우리를 뒤흔드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과 척을 지며 살 수는 없다. 척을 져야할 이유도 없다. 이것을 친일이라 한다면 우리에게는 친일도 필요하다. 그러나 일본이 자의적으로 우리를 못살게 군다면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가 '꼬붕'이 아님을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한일 관계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혜택을 베풀고 다른 한쪽은 그 혜택을 누리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을 반일이라 한다면 그것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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