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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ug 21. 2019

AMAZON GO, 아마존은 어디까지 가려는 것일까.

아마존 고. 직접 체험을 위해 매장에서 생수 두개를 구매했다. 세금 포함 $0.78이었다. 값도 싸지만 무엇보다 최소량 구매하면서도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온라인을 장악한 아마존이 오프라인 고객들을 붙들어두기 위해 만든 것이 ‘아마존고’이다. 아마존 고의 기본적인 컨셉은 무인점포다. 고객이 제품을 골라 종이백에 넣고 매장을 나오면 자동으로 계산이 끝난다. 그러나 이 매장은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된 것은 아니다. 우선 크레딧 카드를 아마존에 등록한 회원이어야 입장이 가능하다.


매장 입구에는 입장을 통제하는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지하철 개찰구와 똑같다. 휴대폰으로 아마존에 로그인한 다음 아마존 고를 클릭하면 바코드가 화면에 뜬다. 이것을 개찰구 바코드 리더기에 갖다대면 문이 열리면서 입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회원 전용 매장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원하는 제품을 고른 다음 매장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종이백에 넣고 개찰구를 나오면 끝이다. 계산을 위해 바코드를 일일이 기계에 갖다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영수증은 이메일로 확인 가능하다.  


계산원과 마주칠 일이 없으니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런 무인 점포가 늘어나면 그만큼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없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점포가 유지되려면 계산원이 아닌 또 다른 사람들이 필요하다. 적정 재고를 항상 유지하고 있어야 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매대에서 치워야 한다. 시스템 에러가 발생할 수 있으니 그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 한다. 정전이라도 발생하면 어쩔 것인가. 결국 이 점포가 지향하는 바는 인건비 절약이라기 보다는 아마존의 생태계가 오프라인으로 확장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인터넷 기반 미국 기업들의 기본 전략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자신들이 만든 하나의 생태계에 가두어 두고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아마존, 페이스북, 링키드인, 심지어 IBM 조차도 이 전략을 고수한다. 이들이 데이타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반면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기업들은 부지런히 제품을 만들어서 그것을 판매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그러다보니 한번 확보한 고객을 활용한 추가 사업기회 창출에 약하다.


삼성 냉장고를 구매한 고객이 삼성 TV가 아니라 LG TV를 구매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것은 제조업이 제조, 판매라는 전통적인 구조에 얽메어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 기반의 사업은 일단 고객이 그 생태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다른 곳이 아니라 그 안에서만 소비생활을 하도록 유도한다. 마치 놀이공원에 들어가면 딴 생각없이 놀이공원안에 있는 시설에만 돈을 쓰는 것과 같다. 이런 전략에서 가장 앞서가는 회사가 아마존이다.


아마존의 프라임 서비스는 타 온라인 서비스 회사를 제압하고 자사 고객들을 계속 아마존의 테두리에 묶어 두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다. 연간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모든 구매제품에 대해 이틀안에 무료로 배달해주는 서비스이다. 회비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이것을 공짜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고객은 일년에 한번 회비를 낼 뿐만 아니라 회비를 내는 것도 크레딧 카드를 등록해 놓으면 자동으로 돈을 빼내가기 때문에 무심한 사람들은 카드 내역서를 보고서야 돈이 빠져나간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쇼핑할 때는 공짜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아마존 고는 여전히 실험중인 무인 매장이다. 실제로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도 적지 않지만 일종의 생경한 관광상품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꽤 많다. 아마도 아마존은 무인점포를 프랜차이즈화해 나갈 것이다. 온라인에서와 같이 오프라인에서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길목을 장악하려는 아마존, 도대체 아마존은 어디까지 가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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