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ohyun Hwang Dec 13. 2019

내 안의 이기와 비겁을 생각합니다.


내 안의 이기와 비겁을 생각합니다. 누구나 조금씩은 비겁하고, 약간은 이기적일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의 이기와 비겁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이기적이라 욕하고 비겁하다고 손가락질 하는 것을 상상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그것은 게으르면서도 편리한 것이라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언제나 우리 곁에서 유혹을 멈추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쓴 책에서 나온 말인 듯 합니다만 우리 모두는 이기적이고 비겁했던 선조들의 후손들입니다.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싸우다 죽은 사람들에게 남은 것은 훈장이었지만 적당히 꽁무니를 빼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후손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적당히 꽁무니를 빼서 목숨을 보전했던 사람들의 자손입니다.


이기와 비겁은 살아남은 모든 사람들이 그 자손들에게, 또 그렇게 살아남은 자손들이 그들의 자손들에게 물려준 생존의 요체입니다. 어쩌면 바로 그것 덕분에 우리 인류가 계속 성장 발전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 안에서 꿈틀거리는 이기와 비겁에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가 배고플때 먹고 싶고 졸릴때 자고싶은 것과 똑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승자는 누구입니까? 살아남은 자 입니다. 비겁하게 사느니 용감하게 죽겠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스스로 패자가 되겠다는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살아남은 자의 후손인 우리는 모두 승자입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승자의 후예에게 그깟 약간의 비겁과 약간의 이기가 무슨 큰 잘못이겠습니까.


한해를 돌아보며 약간의 비겁과 약간의 이기로 스스로를 책망하고 계신다면 훌훌 털어버리시기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후회하는 것이라도 선택은 옳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