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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Mar 05. 2020

2020 미국 대선 3

슈퍼튜스데이(3월 3일)

선거는 시민의 축제입니다. 그래서 아주 소란스럽습니다. 조용한 축제는 죽은 축제, 그래서 그런 축제는 독재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조용하던 사람들도 선거철이 되면 목소리를 점점 높여갑니다. 그 주장은 민의의 대변자라고 하는 정당의 후보들을 통해 더욱 예리해 집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시끄러운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나라를 뒤흔드는 까닭도 있지만 그와 더불어 선거가 바로 코 앞이기 때문입니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상황을 자당에게 유리하게 만들고 싶은 것은 매우 당연한 유혹입니다. 침소봉대, 견강부회가 난무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그런 측면에서 감추거나 회피하지 않고 코로나 사태에 정면으로 투명하게 승부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미국도 시끄럽습니다. 역시 선거 때문입니다. 코로나도 서서히 미국의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와 미국이 자뭇 비슷한 처지가 되는 형국인데 미국은 어떻게 대응하는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입니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미국 정가에 정말 극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3월 3일은 미국 14개주에서 예비선거가 치뤄지는 'Super Tuesday'였습니다. 결과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압승이라 하겠습니다.


불과 5일전만해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과연 언제 후보를 사퇴하느냐가 관건일 정도로 지지율이 형편 없었습니다. 무소속이면서 대선때만 잠시 민주당에 기웃하는 샌더스, 인구 10만의 시장 출신 무명 정치인 부티지에지에 비해 경력이나 민주당 내 영향력으로 보면 하늘과 땅 차이인 바이든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지리멸렬하자 다들 그에게서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의 등장이 영향을 좀 미쳤을 것입니다. 이것이 5일전까지의 상황이었습니다.


5일후인 오늘, 바이든은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로 거듭났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드라마틱이라는 말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의 반전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흑인들의 우상 오바마의 부통령이었던 그를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흑인 민주당원들이 잊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압승이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부티지에지 후보와 클로버샤 후보가 샌더스가 민주당의 후보가 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고 후보를 사퇴해 버립니다.


4년전, 민주당은 굴러온 돌, 샌더스에게 안방을 뺏길 뻔한 경험이 있습니다. 힐러리의 패배는 어쩌면 샌더스의 부상때부터 싹이 텄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시는 그런 상황을 되풀이 하고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민주당원들도 아마 비슷한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바이든 부통령이 선거운동을 거의 하지 않은 매사츄세츠, 메인에서도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당초 약세일 것이라 예상했던 텍사스에서도 샌더스를 누르고 승리를 거뒀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이 10개주에서, 샌더스 상원의원이 4개주에서 각각 가장 많은 득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극적인 장면은 그 이후에 나왔습니다. 광고비로 4억달러 이상을 퍼부은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바이든을 지지하며 경선 레이스에서 사퇴한 것입니다. 지난 11월 화끈하게 등장하여 심심하던 민주당의 대선 레이스에 기름을 붓더니, 퇴잘할 때도 미련없이 화끈하게 물러난 것입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맺고 끊음이 분명한 그의 처신은 좀 배웠으면 합니다. 샌더스로서는 어려운 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지난 5일 사이 벌어진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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