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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pr 03. 2020

앤드루 쿠오모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는 아마도 이제 미국에서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코로나가 만들어낸 스타라고 하면 좀 어폐가 있습니다만 매일 뉴욕주의 코로나 상황을 브리핑하는 그의 모습에서 미국인들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읽고 있습니다. 그는 과장하거나 감추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확진자와 사망자를 주민들에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국민이 해야할 일, 주정부가 해야할 일, 연방정부에게 요청해서 해결할 일을 분명하게 구분하여 각자가 할 일을 다하자고 말합니다.


그는 정치 명문가 출신입니다.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도 뉴욕주 주지사였습니다.  최근 SNL보다 더 재미있는 라이브 뉴스 개그를 선보인 CNN의 크리스 쿠오모와는 형제지간입니다. 앤드류가 57년생으로 제일 맏이이고 중간에 여형제가 3명 있으며 크리스는 70년생으로 막내입니다. CNN 9시 뉴스에 앵커인 막내동생 크리스가 주지사인 큰형 앤드류를 초대하여 인터뷰 말미에 선보이는 작은 설전은 코로나로 지친 미국인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크리스는 지금 COVID-19 확진을 받아 자기 집 지하에 격리중입니다. 뉴스 진행도 거기에서 하고 있습니다.


앤드류 쿠오모 지사는 사실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는 아닙니다. 말도 느릿느릿하고, 표정 변화도 많지 않아서 그의 기자회견이나 뉴스 브리핑을 보고 있노라면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의 그런 느릿느릿하고 무표정함이 코로나 사태에서는 듬직한 신뢰의 상징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전인수식 해석이나 거짓말로 바로 드러나는 과장된 표현과 대비되어 급기야 언론은 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는 동생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대선 출마는 없다고 한칼에 잘라버렸습니다.


그는 우왕좌왕 하지 않습니다. 누구를 탓하지도 않습니다. 짜증 내지도 않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가 가장 심각한 주의 주지사로 현장 지휘에 몰두하느라 실신할 겨를도 없어 보입니다. 그의 행보에는 어떤 정치적 고려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아직 코로나가 피크에 이르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지금 피크에 이르렀을 때를 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매일 다그치고 있는 중입니다. 


그의 지휘하에 센트럴 파크에는 야전 병원이 만들어졌고, 뉴욕의 최대 전시장인 재빗 센터에도 임시 병동이 만들어 졌습니다. 연방정부에 요청하여 1000병상 규모의 병원선을 지원받았습니다.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진의 방역장비 확보에도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는 제발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호소합니다. 그는 주지사로서 자기가 해야할 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고 그것을 위해 또 주저없이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기 상황에 빛을 발하는 그의 우직한 리더쉽에 많은 미국인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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