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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pr 22. 2020

코로나 이후

신자유주의는 경제학자들에 의해 먼제 해체되기 시작했습니다. 빈부격차 해소 방안에 골몰하던 그들의 예리한 눈에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이 가장 빨리 포착된 것입니다. 지난 3, 4년간은 그런 반성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 모색이 주로 내적 갈등 양상으로 나타나는 시기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었죠. 그는 러스트 벨트 유권자들의 감성을 보호무역주의로 자극하여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은 신자유주의가 작동하는 기반이었습니다. 그것은 국가간 분업이라는 새로운 산업 질서를 만들었습니다. 장점은 선진국 시장의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과 후진국의 경제가 발전하게 된다는 점이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아서 선진국의 저학력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었고, 후진국은 공해산업을 떠 안게 되었습니다. 


그와같은 피상적인 문제점보다 더욱 본질적인 문제는 국제분업이 잘 작동되지 않을 때, 혹은 전염병과 같은 국가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입니다. 중국이 가끔 희토류를 무기로 활용하고 작년 일본은 반도체 공정의 필수 소재들을 무기로 우리나라를 괴롭힌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저는 이런 자유무역에 대한 반기류가 코로나 이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조업 기반이 살아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전염병 대응 능력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우리는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마스크와 방호복은 하이텍 제품이 아닙니다. 당연히 각 나라에서는 이를 방치했습니다. 그 결과가 쓰레기 봉투를 방호복 대신 뒤집어쓰는 것입니다. 국가 기간 산업은 발전 통신 방산만이 아니라 마스크 방호복과 같은 사소한 제품도 매우 긴요한 국가 기간 산업이라는 것을 이번 사태를 통해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선진국에서 평소 이런 제품을 생산하여 후진국에서 수입되는 제품과 경쟁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관세를 도입하거나 자국기업 지원제도를 도입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WTO 체제의 균열을 의미합니다. 국가의 존재 의의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할 때, 위기의 순간에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는 것을 코로나는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의 기반인 자유무역은 그렇게 쇠퇴하고 점진적으로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는 세련되고 질서있는 보호무역주의가 등장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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