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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May 01. 2020

실업자 3천만명

4월말 현재 미국의 실업수당 신청인 수가 3천만명을 넘었습니다.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지난 6주 사이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이 무려 3천만명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이 3천만명은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는, 즉 세금 신고를 하면서 정상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급여 생활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미국에는 세금 신고없이 현금으로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주로 불법 이민자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적어도 지금 일자리를 떠난 사람이 4천만명은 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은 전문가들과 언론이 우려의 눈초리로 이 사태를 지켜보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지난 2월 29000을 넘겼던 것이 다우지수는 3월 중순께 18500 정도까지 떨어지는 그야말로 수직낙하 하였는데요. 이것 역시 미국 역사의 전무후무한 기록입니다. 영민한 사람들은 이때다 하고 엄청나게 주식을 사 들였습니다. 시장이나 기업의 펀디멘탈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한 사람들이었죠. 이 다우 지수가 지금 얼추 24000까지 회복되었습니다. 제 추산으로 4천여만명이 6주라는 초단기간에 일자리를 잃었고, 니만 마르쿠스와 같은 고급 백화점이 망하는 시점에 주식 투자자들은 무엇을 믿고 시장으로 몰려드는 것일까요?


실업급여를 못받는 분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딱히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실업수당을 신청한 3천만명은 일자리를 잃어버려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요?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 3천만명은 지금 민간 기업을 대신하여 미국 정부가 고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업수당을 신청하여 승인을 받으면 각주에서 지급하는 실업수당과 연방정부에서 지급하는 재난실업수당을 받게 됩니다. 각주의 실업 수당은 주급 기준으로 많게는 750불 정도(매사추세츠 주) 에서 적게는 250불(미시시피 주) 범위내에서 이전 직장에서 받던 소득 기준에 따라 지급됩니다. 연방에서 지급하는 수당은 일괄적으로 600불입니다. 대충 따져고 매주 1000불, 매월 4천불의 적지않은 실업수당을 받는 것입니다.


지금 미국 기업들은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고정비를 한푼이라도 아껴야할 시점입니다. 그러니 임시해고를 하거나 고용을 유지하더라도 급여를 삭감해야하는 처지입니다. 종업원 입장에서는 월급을 깎이면서 근무하기보다는 차리라 쉬면서 실업수당을 받는 것이 더 수익이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비자발적 실업이라야만 합니다. 기업이 해고를 해야 수당 신청 자격이 생기는 것입니다. 기업과 종업원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는 것입니다. 여기에 비상사태까지 선언되어 있으니 실업수당 승인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자발적인 비자발적 실업이 대다수입니다.


어떻습니까? 사실상 지금 미국은 3천만명(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만)이 유급휴가를 즐기고 있는 셈이나 다름 없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시한폭탄이라는 점입니다. 연방정부에서 지급하는 매주 600불의 실업수당은 7월말까지 한시적인 것입니다. 그 이후가 되면 일부는 일자리로 돌아갈 것이고 일부는 실업 상태가 계속될 것입니다. 지금은 강한 진통제로 고통을 피해가고 있지만 8월이 되면 진통제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위기는 그때 시작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가능성도 높지않게 보고 있습니다. 재선에 목을 메는 트럼프 대통령이 8, 9월 위기에 발목이 잡히게 되면 재선은 물건너 갑니다. 어떻게든 그것만은 피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연방정부에 의한 고용은 적어도 한분기 정도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저는 다가오는 미국의 겨울이 아주 추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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