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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Sep 13. 2021

탈레반의 아프칸

정치는 만가지 형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재단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일쑤입니다. 그럼에도 몇가지로 또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민주냐 독재냐도 그 중 하나입니다. 중국은 최근까지 공산당에 의한 이념적 독재국가였습니다. 지금은 시진핑 1인 독재 국가로 바뀌어가는 과정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북한도 김정은 1인지배체제이니 중국이나 북한이나 '도찐 개찐' 인 셈입니다.


중국이 공산당 일당 독재에 충실할 때만 해도 당 내부의 치열함 덕분에 나름대로의 민주주의가 작동되었습니다. 마오의 일인 독재에 진절머리가 난 등샤오핑이 10년 주기의 정권 교체, 그리고 정권 내부의 권력 분점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것은 짱쩌민, 후진타오에 이어 시진핑이 권력을 물려받을 때까지도 잘 작동되었으나, 지금은 그 작동이 멈춰버렸습니다. 시진핑의 권력욕 때문이었죠. 본인은 중국 공산당의 미래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거야 모든 독재자들이 주장하는 허구입니다.


탈레반은 종교적 독재국가를 지향합니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국가 통치의 기본으로 생각하고 그 이슬람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정치, 혹은 국가를 추구합니다. 종교 자유는 당연히 생각할 수 없고 보편적 여성 인권은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탈레반이 미국에 밉보여 20여년의 풍친노숙을 해야만 했던 이유도 이슬람 형제 오사마 빈 라덴을 숨겨주었기 때문입니다.


두 독재 국가가 이제 국경을 맞대야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념적 독재국가 시진핑의 중국과 종교적 독재국가 탈레반의 아프칸. 독재와 독재는 서로 통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비록 독재의 껍데기는 같을 지 몰라도 본질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신장 위구르의 이슬람 형제들을 탈레반이 외면하는 순간 그들의 정치적 기반은 도전받게 될 것입니다. 반면 위구르 형제들에게 손을 내미는 순간, 중국은 탈레반을 적으로 간주할 것입니다.


이것이 미국이 아프칸에서 철수 하면서 두 나라에게 남겨준 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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