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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ug 18. 2017

캡틴이 더 주목받는 2017 솔하임 컵

골프는 다른 운동과는 달리 유럽과 미국이 비슷한 수준으로 즐기는 운동입니다. 미국인들이 죽고 못사는 풋볼은 유럽에서는 영 신통치 않고, 유럽인들이 1년내내 목을 메는 축구는 미국에서 찬밥신세입니다. 야구는 또 어떻습니까? 크리킷 럭비 등도 비대칭이기는 비슷합니다. 아 또하나 테니스가 있군요. 그런데 이 많은 운동 중 대륙간 대전은 골프가 거의 유일합니다. 대륙간이라는 표현은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게임의 한쪽 당사자는 대륙이지만 다른 한쪽 당사자는 대륙이 아니라 국가의 대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남자 선수들사이에 벌어지는 교환전을 라이더 컵이라고 부릅니다. 여자 선수들의 교환전은 솔하임컵입니다.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다국적 남자 선수들간의 매치는 프레지던츠 컵입니다. 우리나라의 송도에서 개최된 대회가 바로 그것입니다. 미국과 다국적 여성팀의 대전은 조금 포맷이 다릅니다. 인터네셔날 크라운 대회라 불리는 이 매치는 미국·한국·일본·태국·스페인·스웨덴·타이완·호주에서 각각 4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국가 대항전입니다. 선수 구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하겠습니다. 2018년 대회가 프레지던츠 컵이 열렸던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립니다. 각각의 대회는 2년마다 한번씩 각 대륙을 오가며 개최됩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선수들은 매년 대회에 참가하는 셈입니다.


라이더 컵이나 솔하임 컵 대회는 개인전이 아니라 단체전이기 때문에 관중들도 일방적으로 자기편만 응원합니다. 골프는 조용한 운동이지만 이 대회만큼은 시끌벅적합니다. Waste Management 대회의 16번홀을 연상하면 아마 비슷한 느낌일 것 같습니다. 상대편 선수들에게 야유를 퍼 붓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선수들간 신경전도 대단한데요. 2015년 솔하임 컵에서 수잔 페터슨과 앨리슨 리의 해프닝도 그 중 하나입니다. 컨시드를 주고 안주고는 상대방 선수 마음인데 당연히 컨시드를 받을 줄 알고 컨시드 콜이 없는 상태에서 앨리슨이 공을 집어들었습니다. 수잔이 항의하면서 앨리슨이 벌타를 먹고 그 홀을 잃었었죠. 미국 여론이 컨시드 주지 않은 수잔을 몰아붙이는 쪽으로 쏠리자 결국 그녀는 공개사과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 상처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연습중의 부상을 핑계로 수잔은 2017년 솔하임 컵에 선수로 참가하지 않고 부캡틴으로 참가합니다. 


미국과 유럽 선수들만 출전하는 대회라 선수들의 랭킹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미국 선수 중 월드 랭킹 TOP 10에 들어있는 선수는 렉스 톰슨(2위)가 유일하고, 유럽 선수들은 한명도 없습니다.  2017 미국 대표 중에는 미쉘 위, 다니엘라 강 등 한국계 선수가 2명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선수들보다 두 팀의 캡틴이 더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양팀의 캡틴은 한때 LPGA를 주름잡던 전설적인 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올드 팬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줄리 잉스터(미국), 애니카 소렌스탐(유럽)이 그들입니다.


2017년 솔하임컵 매치는 아이오와 주 웨스트드모인에 있는 드모인 골프앤 칸트리 클럽에서 오늘부터 주말까지 개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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