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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Sep 07. 2017

다시 돌아온 풋볼 시즌

풋볼, 정확히는 아메리칸 풋볼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NFL 역사상 가장 위대한 컴백 매치였던 제 51회 수퍼볼을 잊지못할 것이다. AFC 챔피언 뉴잉글랜드 페이트리어츠와 NFC 챔피언 아틀란타 팰콘스가 맞붙은 이 게임에서 아틀란타 수비진은 NFL 최고의 쿼러백 톰 브래디가 이끄는 뉴잉글랜드 공격진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전반전이 끝났을 때의 스코어는 21:3. 승부는 아틀란타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뉴잉글랜드 팬들은 아직 후반전의 희망을 버리지는 않았으나 게임 내용으로 보면 거의 절망적 분위기였다.


3쿼터가 시작되었다. 휴식시간 락커룸에서 과연 어떤 작전 지시가 있었을까? 게임이 시작되자 마자 아틀란트의 터치다운. 스코어는 28:3이 되고 말았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이래서야... 환호작약하는 아틀란타 팬들과 한숨을 푹푹 쉬어대는 뉴잉글랜드 팬. 힘을 내어 공격을 해 보지만 아틀란타의 수비진은 난공불락. 겨우 성공시킨 필드은 언발에 노줌누기. 터치다운 없는 필드골은 고작 3점. 모처럼 찾아온 공격 기회를 3점으로 마무리 하다니.. 그렇게 필드골 두번으로 6점을 쫓아가도 여전히 점수는 28:9. 이렇게 3쿼터가 끝났다. 이제 남은 시간 15분.


이 정도 점수차이를 극복하고 승부를 뒤집은 슈퍼볼 챔피언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 때쯤 아틀란타 선수들 눈 앞에는 우승 반지가 어련거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뉴잉글랜드에 백전노장 톰브래디가 있었음을 간과하였다. 1977년 8월 생인 그가 51회 슈퍼볼을 지휘하고 있었을 때 풋볼 선수로는 환갑이랄 수 있는 마흔 줄. 그러니 젊고 에너지 넘치는 선수는 아니었다. 운동선수치고는 달리는 모습도 영 엉성하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톰이 공을 들고 뛰는 거리는 고작해야 3, 4M. 그러나 그는 현역 최고, 역대 최고 중 한명으로 꼽히는 명쿼러백이다.


4쿼터가 시작되었다. 19점을 쫓아가는 톰 브래디의 표정은 무표정 그 자체다. 긴장감도, 초조감도 찾을 수 없다. 10여초의 작전 지시를 내리는 그의 눈은 먹이를 노리는 수리같다. 할 수 있다는 강한 암시를 선수들에게 퍼 붓고 있는 것이다. 뉴잉글랜드 선수들이 신들린 듯이 플레이하는 동안 아틀란트 선수들은 백여시에 홀린 듯이 우왕 좌왕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아틀란타의 코치진도 멍하기는 마찬가지. 눈 깜짝할 사이에 뉴잉글랜드가 19점을 쫓아가면서 4쿼터가 끝나고 말았다.


나는 4쿼터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에 앉은 기억이 없다. 이런 4쿼터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것이다!


넋이 빠진 아틀란타 선수들은 연장전에서도 어이없이 무너져 결국 뉴 잉글랜드의 우승. 톰 브래디는 다섯번째 우승의 주인공이 되었고 그는 당연히 MVP에 뽑혔다. 이제 이 모든 이야기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2017/18 시즌이 9월 7일 뉴잉글랜드과 캔자스 시티 칩스와의 경기로 시작된다. 다시 가슴이 뛴다.


Go P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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