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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Sep 14. 2017

NFL 최초 한국 국적 선수, 구성회

남은 시간 5초,
스코어는 24:21
이제 승부는 그의 발끝에 달려 있다.
필드골 거리치고는 짧은 편이라 어렵지 않아 보인다.
차져스 팬들은 이 루키 키커의 발만 바라본다.
라인맨이 공을 뒤로 던지려는 찰나 삐이익~~~ 휘슬 소리
덴버가 타임아웃을 부른 것이다.
풋볼에서 이런 상황의 타임아웃은 흔한 작전이다.
상대 선수들의 김을 빼면서 수비 움직임을 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왕에 뒤로 던진 공, 연습삼아라도 차야 한다.
비록 골로 인정은 되지 않았지만 보기좋게 골대 사이로 골인.  


타임아웃이 종료된 후,
차져스와 브롱코스 선수들이 대형을 정비하고서 마주선다.
방문팀 차져스는 게임내내 무기력했다.
3쿼터가 종료되었을 때 스코어는 24:7.
패색이 짙었지만 뛰어난 쿼러백은 이럴때일 수록 침착하다.
35살의 14년차 백전 노장 필립 리버스도 그중 하나다.
그는 무너지는 팀을 추스려 4쿼터에 14점을 따라붙었고,
이제 5초를 남기고 필드골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선 루키 키커,
등번호는 9번,
그 번호 위에 새겨진 그의 이름은 KOO!
그가 NFL 최초의 한국 국적 선수 구성회다.


뒤로 던져진 공을 잡아서 키커가 차기 좋은 위치에 놓자
구성회가 망설임없이 달려나와 골대를 향해 힘차게 차올린다.
공이 운동장 바닥을 떠나서 골대를 향해 솟구쳐 오르는 순간,
덴버 수비진이 차져스의 라인을 무너뜨린다.
점프하는 브롱코스 수비,
그의 손에 틱 걸린 공은 방향을 틀어 골대를 벗어나 버리고 말았다.
덴버의 24:21 승
구성회의 데뷔전은 아쉽게도 이렇게 끝났다.


키커의 역할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그의 발끝에서 게임이 시작되고, 
이번 게임처럼 그의 발끝에서 승부가 결정된다.
4TH DOWN의 킥은 낙하지점과 방향을 고려하여 적절히 차야 한다.
온사이드 킥으로 승부를 뒤집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팀의 최후의 한방이 바로 키커인 것이다.
구성회는 드래프트에서 지명도 받지 못한 신인이다.
그가 당당히 주전으로 게임을 뛴다는 것은 그의 킥이 그만큼 정확하고 강력하다는 반증이다.
이렇게 해서 내가 응원해야할 팀이 또하나 늘어났다.
풋볼과 함께하는 주말은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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