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도 없다.
샘플도 오지 않는다.
버스도 10분 빨리 터널을 건넜다.
그리고 페북에는 온통 추석 얘기뿐.
고객들도 이제는 추석이며 국경절이 뭔지 알아서
굳이 독촉하지도 않고,
독촉하는 고객들에게는 적당한 면박까지.
10여년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먹고 살기 바쁜 이국 생활에 설이며 추석 생각할 겨를이 어디있나.
고객이 쉬어야 내가 쉬고,
고객이 일하면 나도 일하고,
그래서 추석은 너의 명절이었고,
나에게는 그저 바람같은 것이었을뿐.
잔잔한 속을 뒤집어 놓은 것은 페북이다.
마치 냄비속의 물처럼
처음에는 조용하다가
조금씩 보글보글 끓더니
마침내 뚜껑이 달그락 거릴 정도로
페북은 온통 추석이야기.
추석은 자랑이다.
있어도 자랑,
없어도 자랑,
좋아도 자랑,
미워도 자랑,
싸워도 자랑,
고생도 자랑,
모두가 모여서 먹고 마시고 떠들고
그것이 자랑이다.
한없이 부러운 자랑,
이것은 진정 페북이 만든 폐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