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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Mar 13. 2018

대륙에 부는 바람

등소평의 업적은 개혁 개방이라는 두 단어에 모두 집약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이에 못지않게 중국의 미래를 설계한 것을 그의 뛰어난 업적으로 생각한다. 권력이 1인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집단 지도 체제를 도입했고, 그 집단 지도 체제 조차도 10년을 넘기지 못하게 했다. 이것은 권력에 집착하는 중국인들의 국민성을 너무나 잘 반영한 것으로 권력욕을 가급적 적당히 만족시키면서 또 그것을 적당히 분산시켜 사람보다는 공산당에 의한 1당 지배를 영속화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중국 왕조의 패망은 언제나 황제의 전횡에서 비롯되었음을 그는 누구보다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등이 상왕 노릇을 한 장쩌민의 3세대 지도부부터 시진핑의 5세대 지도부까지 잘 이어져 왔다.  


그런데 집단지도체제는 서로간의 적당한 봐주기, 그에 따른 부패가 필연적으로 동반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이 기간동안 중국은 눈부시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마침내 미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중국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와 뒤범벅이 되어 버렸다. 정경유착은 중국에서 가장 빨리 부를 축적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꽌시' 문화가 그것을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시진핑은 여기서 중국의 위기를 느낀 것 같다. 그가 비공개 석상에서 말했다는 정치적 부패, 이념적 후퇴, 군대의 충성심 부족은 아마도 중국의 현상을 정확하게 진단한 것이었으리라. 그의 첫 5년은 바로 그 3가지를 바로잡는데 집중되었다.


거의 절대 권력자 시진핑의 고민은 첫째,앞으로 남은 5년안에 그 과제를 완성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적 인식, 둘째, 내가 꼭 그일을 해야 만 한다는 위험한 소명의식, 셋째, 비록 직접 지명한 후임자가 들어와도 그 후임자가 어디로 튈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그의 선택은 스스로 그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그것은 독재의 길, 시 황제의 길이다. 선의에 의한 선택일지라도 이 길은 가서는 안되는 길이다. 지금의 중국인들은 10년 전의 중국인이 아니다. 아무리 통제를 해도 정보는 손바닥의 모래처럼 새어나가고 공기처럼 돌아다닌다. 그들이 맛본 자유의 유혹은 강렬하다. 게다가 권력에서 소외된 자들의 불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등소평의 예측과 같이 절대권력은 결국 중국을 절망의 길로 안내할 것이다.


바야흐로 중국에 거센 황사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두 눈을 부릎뜨고 변화의 흐름을 잘 읽고 대처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 코가 석자이지만 누가 알겠는가, 이런 변화가 우리에게 도약의 기회가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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