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ohyun Hwang Mar 23. 2018

미북 회담에 올인하는 트럼프

강경파 맥마스터를 초강파 볼턴으로 교체. 그럴 듯한 헤드라인이다. 이것이 트럼프가 노린 점이다. 맥마스터는 현역 3성 장군이다. 두어달전까지 지상에 오르내렸던 코피작전, 그러니까 한대 면상을 갈겨 정신이 번쩍 들게 해 주겠다는 그 작전의 핵심이 맥마스터였다. 한반도 전쟁론의 진원지가 다름 아닌 그 사람이었다. 그런데 볼턴은 코피작전 정도가 아니라 북에 대한 전면 공격을 공공연히 주장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강경파를 초강경파로 대체했다는 말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미북 회담 수용이후 볼턴은 트럼프의 두번째 카드다. 대화국면의 초강경파 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트럼프의 첫번째 카드는 폼페오였다. 대화파 틸러슨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역시 강경파로 분류되는 CIA 국장 폼페오를 임명했다. 그의 임명은 대화파를 강경파로 교체한 모양새였지만 사실은 그동안 배후에서 작동되던 채널이 전면에 나선 경우로 이해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금 미북 회담에 올인하고 있다. 그는 김정은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 틸러슨 해임 카드로 북에게 강경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였지만 트럼프가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바로 이것이 트럼프가 볼턴을 끌어들인 이유이다.  


맥마스터는 버리는 카드라기보다는 어쩌면 대장 승진 후 한미연합사령관에 임명하거나 예편 후 주한 미 대사로 지명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럴 경우 대북 강경파들이 완전히 전면에 포진하게 된다. 협상에 임하는 트럼프에게 이보다 더 확실한 팀은 없다. 이팀으로 그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오직 하나, 이번이 마지막이다. 핵폐기냐, 전쟁불사냐 선택하라는 것이다.


지금 트럼프는 자고 일어나면 불거지는 불리한 뉴스에 방송과 신문은 쳐다보기도 싫을 것이다. 러시아 커넥션, 섹스 스캔들, 페이스북 해킹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푸틴의 당선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십자포화를 맞기도 했다. 그나마 그가 성과를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한가지가 북한 핵 문제다. 폐기든, 전쟁이든 어느쪽이라도 트럼프는 별로 잃을 게 없다. 협상으로 핵 폐기 성과를 만든다면 최고의 협상가라는 평가와 함께 근래 가장 큰 외교 성과라는 훈장이 따를 것이다. 협상이 실패하면 그것으로 북한을 공격하는 빌미로 삼을 것이다.


그러면 강경파의 등장은 전쟁의 신호인가, 협상의 신호인가. 나는 협상쪽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트럼프가 선호하는 협상 방식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최대한 코너로 몰아넣은 다음 상대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카드를 들이밀어서 협상을 끝낸다. 지금 트럼프는 딱 그 공식에 따라 강경파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자신이 최고의 협상가라고 트럼프가 협상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은 지금까지 트럼프가 상대했던 사람들과는 결이 다른 사람이다. 그도 외부와의 연결에 목말라 있기는 마찬가지지만 기본적으로 독재자다. 그가 과연 트럼프가 예상한 대로 움직여 줄 것인가. 강대 강이 부딪히면 둘중 하나는 부러진다. 그래서 유능한 중재자가 필요하다. Negotiator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에 우리의 운명이 걸려 있다.

작가의 이전글 프로 골퍼, 앤쏘니 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