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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ug 07. 2018

PGA 3대

1960년 제 42회 PGA Champioship은 오하이오주 애크런(Akron, Ohio)의 파이어스톤 골프장에서 열렸습니다. Jay Herbert가 1 오버파로 우승하면서 상금 $11,000.00을 받았죠. 100회인 올해 PGA Championship 우승 상금은 $1,890,000.00 입니다. 이번주에 미주리주의 벨러리브 골프장(Bellerive Country Club)에서 개최됩니다. 42회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중에는 무명의 Paul Thomas도 있었습니다. 프로골퍼로서 그의 꿈은 PGA Championship이나 US Open에서 우승하는 것이었지만 PGA 회원이었다는 것에 만족하고 우승 경력이 없이 현역에서 물러났습니다.


Paul은 4명의 아들을 뒀는데 그중 셋째인 Michael Thomas가 그나마 골프에 관심을 많은 것 같아 이 아이에게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Mike도 골프 선수로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켄터키 주의 Harmony Landing CC의 헤드프로가 되었습니다. 다만 부자가 PGA 회원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게 되었죠.  


할아버지가 우승의 집념으로 걸었던 파이어스톤 골프장에서 할아버지의 꿈을 이룬 사람은 그의 손자 Justin Thomas 입니다. 너무 유명한 선수라 골퍼들이라면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바로 그 선수입니다.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마지막 라운드인 8월 5일 토마스는 2위와 3타차 선두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손자와 아들의 플레이를 보기위해 폴과 마이크도 골프장에 나타났습니다. 이제 86세로 거동이 다소 불편한 할아버지는 마지막 홀에서 손자를 기다리고 있었고 아버지 마이크가 저스틴의 플레이를 쫓아 다녔습니다.


마지막 라운드의 홀 세팅이 매우 까다롭게 되어 있어서 더스틴 존슨 등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오버파를 기록했습니다. 저스틴 토마스는 침착하게 1 언더파로 4라운드를 마무리하면서 전체 15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할아버지가 프로로 경쟁하던 바로 그 골프장에서 우승한 것이죠. 17번홀부터 우승이 거의 확정적이서 토마스의 우승 세리모니는 덤덤했습니다. 우승후 그린 옆에서 부자가 서로 꼭 부둥켜 안고 등을 두드리는 모습은 뭐랄까 참 미국적인 가족의 가치를 느끼게 해줘서 참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 장면이 크게 감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정도 세리모니는 자주 보는 것이니까요.


부자지간의 포옹을 위해 뒤로 쳐져있던 할아버지는 손자가 다가오자 두팔을 한껏 벌려 있는 힘을 다해 안아주는 것입니다. 이번 우승으로 토마스의 우승 기록이 두자리 숫자로 바뀔 정도이니 세계 최고의 골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최고의 선수가 지팡이에 의지해 겨우 서 있는 할아버지 품에 안겨서 두눈을 꼭 감습니다. 네, 그 순간 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아버지와의 포옹에서는 서로 툭툭 치며 나 잘했지,응 응 잘했어 라며 제법 어른스러웠는데요, 할아버지와의 포옹은 달랐습나다. 토마스가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3대가 PGA 정회원인 가문은 Thomas Family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정도면 골프를 좋아하는 만가지 이유에 하나쯤 더해진 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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