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시작

갑자기, 넷 ep.02

by ARA

서른 중반이 넘어가니 주변 친구들이 임신활동을 활발하게 시작했다. M은 난임병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다른 친구 H는 결혼 후 바로 임신을 시도해보고 있다고 했다. 별생각 없지만 주변 영향을 많이 받는 나는 덩달아 초조해졌다.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른 중반을 넘은 나에겐 몇 번의 임신기회가 남아있는 걸까?


고민하던 중 4번째 결혼기념일에 난임병원을 다녀왔다. 오빠와 검사를 하고 친구 M의 조언에 따라 바로 시험관을 시작했다.


걱정했던 것보다 시험관은 아프거나 힘들지 않았다. 병원에 가는 것이 번거로울 뿐, 그마저도 엄마집으로 이사한 덕에 병원이 가까워져 괜찮았다. 다만 이른 아침 병원으로 향하는 게 번거롭기만 했다.


아침 8시 예약을 해서 방문하려면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야 했다. 온갖 미디어에서는 출산율이 최하를 찍고 있다고 하지만 병원은 언제나 환자들로 바글바글해 인기 있는 선생님은 첫 번째 시간대에도 예약하기가 힘들었다. 이렇게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항상 의야하고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시험관은 조금 귀찮은 과정이 많았다. 시간을 맞춰 약을 먹고 주사를 맞고 질정을 넣어줘야 했다. 주사도 여러가지로 맞았던 거 같다. 처음에는 나 스스로를 주삿바늘로 찌른다는 게 너무 무서웠지만 점차 무뎌졌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채취를 했다. 여자가 번거로운 거에 비해 남자는 병원에 한 번만 방문하면 되는데 이유는 없지만 참 싫었다. 오빠는 냉동한 난자까지만 시도하자고 했다. 자기 몸이 주사 놓는 건 상상도 못 하는 사람인지라 내가 너무 힘들어 보였다고 한다.


이틀 뒤 연락이 왔다. 내일 이식하자 했다. 얼렁뚱땅 이식까지 와버렸다. 12개가 채취되었고 8개가 수정되었다. 이 중 2개를 내 몸에 넣을 예정이다.


다음날 오빠는 바빠 나 혼자 이식을 하러 갔다. 다른 사람들은 남편들과 같이 와 조금 복잡한 심경이었지만 오빠는 그 순간이 계속 미안하겠지?


중상급 배아 2개를 넣었다. 배아 사진을 보았는데 우습지만 두 배아 모두 맘에 들었다. 모양도 예쁘네.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이식은 금방이었다. 이식 후 4-50분 동안 침대에 누워있다 집으로 갔다. 병원 갈 때 항상 눈에 밟히던 계란빵을 사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 와중에 나보다 먼저 시술한 M에게 연락이 왔다. 2줄이라고 했다. 너무 축하할 일이다. 부러웠다. 나도 2 줄었으면. 10일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었다. 궁금하지만 임테기도 하지 않았다.


병원 하는 날 아침, 궁금함을 못 이기고 원포 임테기를

해보았다. 내 눈에만 보이는 희미한 두 줄이 떠있었다. 오빠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임신이었다.


어벙벙했다. 예상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쉽게 되는 거라고?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던 거 같다. 아직 점이지만 기분이 이상했다.


찰떡같이 붙어 있으라고 내 뱃속의 점은 찰떡이가 되었다.


다음 주 병원을 가니 피고임이 있다고 했다. 혹시 몰라 유산방지 주사도 처방받아 맞았다. 설마 쌍둥이 일까.


또 한 주 뒤 병원을 갔다. 아기집이 두 개가 되었다.


어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