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연 산문 8
방년: 꽃다운 나이의 여성을 일컫는 말.
-나는 편의를 위해 모든 20대를 아우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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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영양과 에너지가 넘쳐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이 되거나, 죽기 직전 마지막 꽃을 피우고 사라거나.
마찬가지로 사람도 주어진 환경이 유복해 생식생장까지 이어지는 경우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생식생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온 힘 다해 만개한 뒤 시들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꽃과 사람은 스스로 피울 수 없고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만 만개할 수 있다.
피워야 할 시기에 여건이 되지 않아 피지 못한 꽃이, 방년의 나이임에도 만개하지 못 한 사람이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방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이 이립에 닿지 못하고 마지막 꽃을 준비하고 있는지 않은지.
이립에 닿아도 꽃 피우지 못한 채 방년에 머무르고 있지는 않은지.
그들에게 충분한 햇살이 닿고 있는지.
악한 조건을 뚫고 안간힘을 다해 시멘트 사이에서 자라나고 있지 않은지.
모든 걸 다 들여다볼 수 없기에 난 그저 같은 자리에서 꽃이 충분한 햇살을 받을 수 있도록 한결같이 그 자리에 머무르기만 할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에게 꽃 피우기를 종용하는 것도 무작정 많은 영양을 공급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만개를 위해 뜨겁지 않은 햇살을 꾸준히 내리쬐어 주는 것뿐.
진정으로 위한다면 묵묵하게 있는 것이다.
지는 별이 많다. 시드는 꽃이 많다.
어제도 오늘도 꽃이 저문다.
ps. 피우지 못 한 꽃들이 부디 따스한 햇살을 받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