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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랑끝 Jun 24. 2021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지
글을 읽는 사람이 아니다.

50일째 포스팅을 마치고...

"글을 쓰지 않을 핑계로 독서를 해서는 안 된다.

똑같은 시간이 주어졌을 때,  

'글을 쓸 것이냐?', '책을 읽을 것이냐?'라는 질문에서

갈등하면 작가가 될 수 없다.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지 글을 읽는 사람이 아니다.

글이 쓰기 싫어서 독서로 도피하지 마라."





작가의 최고의 적은 '독서'라고 어떤 선생님이 말했다.

물론 이 말은 곧이곧대로 "책은 읽지 말고 글만 쓰라." 이런 뜻은 아닐 것이다.

작가 지망생이라는 사람들이 글쓰기는 등한시하고 책만 읽고 있으니 한심해서

했던 소리였던 것 같다.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지 글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

솔직히 내게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나는 나 자신을 작가나 작가 지망생이라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러니 나하고는 관계없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읽는 것보다 쓰는 걸 

더 좋아하기는 한다. 내가 써놓은 글을 읽고 고치는 일이 즐겁다.


지난 4월 30일, '브런치'에 50일간 빠지지 않고 글을 올리겠다는 약속을

나 자신과 했었다. 도대체 이걸 왜 시작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한데 하여튼

이딴 약속을 했고, 이걸 지키고자 죽자고 글을 올렸다. 그리고 오늘로 54일이

됐다. 내가 어영부영하는 사이 4일이 더 지났다. 어쨌든,


영화도 보고 싶고 책도 읽고 싶고 사람도 만나고 싶은데, 나하고 한 이놈의

글쓰기 약속 때문에 하루 종일 브런치에 올릴 글만 생각하며 50일을 보냈다.

지난주에는 5개월 만에 어머니를 만나러 시골에 내려갔는데, 거기서도

어머니를 재우고 방구석에서 노트북을 펴고 글을 썼다.


도대체 이 50일간의 포스팅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3일을

제외하곤 나는 이 약속을 지켰다. 글을 올리지 못한 3일은 내가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나도 먹고살아야 하니 회사라는 곳을 다닌다.

그곳에서는 회식도 하고 미팅도 하고 야근이라는 것도 한다. 그래서 도저히

글을 올리지 못할 3일이 있었다. 하여튼 오늘이 글 올리기 54일 째니 그 3일을

포함하면 "50일 포스팅"은 성공이라고 우길만 하다.  


내게는 하루 중 올곧이 두 시간의 글을 쓸 수 있는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그 두 시간을 지난 50일 동안 오로지 '브런치' 포스팅에 시간을 보냈다.

매일 창작한 글을 올리는 게 아니어서 뭔가 완벽한 글쓰기라 할 수는 없지만

지난 글이나 초고를 손봐서 올리는 일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글 좀 써

본 사람들은 다들 알 것이다. 뭐 이 정도면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이 번에 해 본 "50일 포스팅 레이스"를 이제 어떻게든 정리할 시점이 됐다.

처음 생각은 50일간의 레이스를 마무리할 즈음 별 문제가 없으면

"추가 50일"을 더 해 볼 생각이었다. 겁도 없이 아주 쉽게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해 보니 예상은 했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현실적인 난관이 많았고, 또한 의욕이 상실되는 일도 잦았다.


그럴 때면, "야! 너 그 딴짓 왜 하냐?"라는 질문이 종종 떠오르곤 했다.

이런 질문은 당연히 글이 잘 안 풀릴 때 생겨난다.  

이 질문이 떠오르면,

 도대체 "뭐라고 답 해야 하나?" 하며 머뭇거리게 된다.  


그런데 솔직히 글을 쓰고 포스팅하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그런 거 없다. 그냥 좋아서 하는 거다.

"하기 싫네, 시간이 없네"하면서도 50일이 넘게 꾸역꾸역 같은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뒤적거린 이유는 이 일이 재밌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가 있을 리 없다.


나 스스로 정해놓은 마감 시간인 밤 11시를 넘길 때가 많았지만 그 시간에

맞춰 출고(?) 했을 때 느끼는 기쁨은 생각보다 컸다.


오늘로서 나와했던 약속인 "50일 포스팅"의 시간이 끝났다.

지금 마음 한 구석에서는 "100일은 찍어야 하는 거 아니야?",

"쓰던 글은 마무리해야지?" 이런 소리가 새록새록 샘솟는다.


"50 받고 50 더, 기왕 달린 레이스이니 '100'까지 더 달려!!"

이런 말이 저 깊은 곳에서 울린다.  


100이란 숫자는 매우 유혹적이다.

'100'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 번 해보고 싶기는 하다.


"야! 한 번 해봐, 50일도 했는데 100일 못 하겠냐?

그래 봐야 네 인생에 달랑 100일 아냐? 길지도 않은 시간이야!!"라는

악마의 유혹 같은 달콤한 소리가 들린다.  


젠장, 이러다 또 50일을 갈아 넣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Go"  or  "Stop"은 이 글을 올리고 결정할 것이다.


오늘도 출고 시간을 놓쳤다. 벌써 새벽 4시가 가까워 온다.

내일 어쩌냐??? 으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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